저렴한 기름값을 표방한 셀프주유소가 1천개를 넘어섰다.
22일 한국주유소협회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전국에 설립된 셀프주유소 수는 작년보다 67% 증가한 1천68개로 집계됐다. 셀프주유소가 1천개를 돌파한 것은 2003년 첫 등장 이래 10년 만이다. 2007년 59개에 불과했던 셀프주유소는 2009년 299개, 2011년 637개 등으로 급증했다. 2007∼2012년 연평균 증가율은 340%에 달한다. 개수로 치면 매달 평균 14개씩 증가한 셈이다. 전체 주유소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0.4%에서 8.1%로 수직 상승했다.
해당 기간 전국 영업 주유소가 1만2천139개에서 1만2천803개로 5.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셀프주유소의 확산 속도는 눈에 띈다. 전체 주유소 시장이 정체 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신규 설립보다는 일반 주유소가 상당수 셀프주유소로 전환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셀프주유소가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일반 주유소에 비해 기름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ℓ당 2천원을 오르내리는 고유가 시대에 10원이라도 싼 값에 주유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한몫했다. 작년 서울지역 기준으로 일반 주유소(2천68.2원)와 셀프주유소(1천971.63원)의 휘발유 가격차는 ℓ당 96.57원에 달했다. 자동차용 경유도 셀프주유소(1천804.28원)가 일반 주유소(1천899.86원)에 비해 95원 더 저렴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셀프주유소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는 것과 비례해 손님도 느는 추세"라며 "특히 휘발유값이 ℓ당 2천원에 육박한 작년에는 셀프주유소가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렸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적 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와 가격으로 경쟁하려면 셀프주유소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넓게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프주유기 가격이 일반형에 비해 비싸 초기 투자비용이 많긴 하지만 가격경쟁력이 이를 상쇄해 당분간 셀프주유소 전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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