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체리와 이스라엘 코퍼레이션의 합작 자동차회사인 큐오로스 부스에 취재진이 몰려 준중형 '3세단'을 살펴보고 있다. /최진석 기자

 

 ‘2013 제네바 모터쇼’가 개막한 지난 5일 팔렉스포 전시장의 한 낯선 부스에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통로와 인접 브랜드 부스까지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한 승용차가 등장하자 플래시를 터뜨렸다.

 

 주인공은 ‘큐오로스’의 준중형 승용차 ‘3세단(3sedan)’. 큐오로스는 중국 체리(Chery)와 이스라엘 코퍼레이션이 50 대 50으로 합작해 2011년 말 설립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큐오로스 3세단은 “기존 중국산 차와 달리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네바 모터쇼에서 주목받았다.

 

 큐오로스 3세단은 겉은 중국산인데도 속을 들여다보면 유럽인의 손으로 만든 것과 마찬가지 모습이다. 큐오로스는 중국인 구오시안이 최고경영자(CEO)로 돼 있지만 폭스바겐 북미법인 출신의 폴커 슈타인바셔가 경영을 책임진다. 맥킨지 출신의 스테파노 빌란티가 세일즈&마케팅 디렉터를, BMW와 미니(MINI) 출신인 클라우스 슈미트와 게르트 폴커 힐데브란트가 제품 개발담당과 수석 디자이너를 맡고 있다. 회사를 이끄는 핵심 인재가 모두 유럽인이다.

 

 부품 역시 상당수를 독일 보쉬, 콘티넨탈과 같은 글로벌 부품사에서 조달하는 등 차량 개발 단계부터 철저하게 유럽 시장을 지향했다. 빌란티 디렉터는 “최고 출력 126마력짜리 1.6l 엔진을 탑재했으며 6단 수동변속기 또는 듀얼클러치(DCT)를 선택할 수 있다”며 “차량이 정지했을 때 시동이 꺼지는 스타트-스톱 시스템을 비롯해 8인치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편의사양으로 품질을 높였다”고 했다. 이런 조건을 갖춘 차의 가격이 대당 2만유로(약 2800만원) 미만이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큐오로스는 3세단을 상반기 중국 시장에 출시한 뒤 하반기부터 유럽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최고 출력 132마력짜리 1.2ℓ 3기통 터보 GDI 엔진과 156마력짜리 1.6ℓ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한 모델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 빌란티 디렉터는 “큐오로스는 앞글자 Q가 ‘퀼리티’를 의미할 정도로 품질을 강조한다”며 “유럽 시장에 자신 있게 도전했다가 충돌테스트에서 별 2개를 받으며 쓸쓸히 퇴장한 다른 중국산 차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별 5개 획득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큐오로스는 중국 장쑤성 공장에서 연간 15만대로 생산을 시작해 3~4년 후에는 45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선 미국, 일본, 한국에 이어 중국산 자동차가 글로벌 경쟁에 가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기술력과 중국의 노동력을 무기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차들이 머지않아 한국차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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