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변화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국내 수입 디젤 시장에 포커스가 찾아왔다. 유럽에서는 수입 디젤의 대명사 골프를 능가하는 인기와 평가를 받는 차다. 흔한 미국 브랜드의 유럽 스타일 차가 아니다. 유럽 포드에서 디자인 등 전반적인 개발을 주도하고, 유럽에서 만들어진 엔진과 변속기가 탑재됐다. 포드의 일원이긴 하지만 유럽 포드는 신차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진행한다. 별개의 상품 기획을 펼칠 수 있는 것. 특히 디젤 제품은 북미에서 판매되지 않아 독일 자를루이 공장 생산품이 국내에 들어온다. 브랜드 국적은 미국이지만 나고 자란 곳은 유럽인 포커스 2.0ℓ TDCi를 시승했다.

 ▲스타일

 포드의 글로벌 C세그먼트 전용 포커스는 '원-포드(One Ford)' 전략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유럽 포드가 전체 제품 기획을 담당했지만 미국과 아시아 등 주요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했다.

 


 인상은 유럽에서 만들어진 차답게 단단하다는 느낌이다. 전면 분위기를 좌우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 하단에 3단 구성의 사다리꼴 모양으로 들어가 고성능차를 연상케 한다. 성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부분이다. 우선 5도어 해치백이 출시됐다. 4도어 세단은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측면의 숄더라인은 뒤로 갈수록 상승 직선을 그려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리어 램프 역시 측면을 파고들어 공격적인 연출이다. 반면 루프라인은 C필러에 이르러 낮아진다. 오늘날 세단, 해치백, SUV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이른바 '쿠페 스타일'이다. 후면은 측면이나 전면에 비해 정돈된 모습이지만 '역동'을 애써 감추지는 않았다.

 


 시승차는 티타늄 트림이 준비됐다. 포커스 디젤에선 최상위 트림이다. 센터페시어 디자인이 일부 다르며, 광택이 흐르는 피아노 블랙 패널이 적용돼 고급스럽다. 실내 소재 질감도 꽤 만족스럽고, 시트의 착좌감이나 촉감도 좋다. 내비게이션의 부재는 아쉽다. 그나마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는 단서남 남겼다. 

 

 디젤에는 마이포드 시스템도 빠졌다. 국내 판매 가격을 감안한 방편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활용도가 그리 크지 않지만 첨단 기능을 원했던 소비자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블루투스 오디오 지원이 있어 멀티미디어 기능을 이용하는 데 크게 부족하지 않다. 한 가지, 싱크의 음성인식 기능은 한국어를 지원했어야 했다. 영어 발음이 부정확한 한국인이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성능 및 승차감


 2.0ℓ 듀라토크 TDCi 엔진을 얹었다. 영국 던톤의 포드 기술개발 센터에서 개발을 주도한 엔진이다. 프랑스 PSA푸조-시트로엥과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 푸조 308, 508 등과 시트로엥 C4, DS4, DS5 등에도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배기량은 1,997㏄로 같지만 소프트웨어 차이를 통해 주력과 스포츠 제품을 구분했다. 우선 일반형은 트렌드는 최고 140마력, 32.7㎏R28;m의 토크를 발휘한다. 스포츠는 163마력, 최대 34.7㎏R28;m의 힘이다. 시승차인 티타늄 트림은 163마력 엔진이 조합됐다.

 


 변속기는 포드와 독일 게트락 합작사가 만들었다. 듀얼 클러치를 적용했으며 '파워시프트'라고 불린다. 수동과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혼합한 형태로, 동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2개의 건식 클러치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시동을 걸고, 차를 서서히 움직였다. 디젤답지 않은 진동소음(NVH) 성능이 일품이다. 진동과 소음을 '완벽히' 차단했다고 보긴 어려우나 이 정도면 잘 억제한 듯하다. 디젤의 진동소음은 요즘 가솔린 못지 않은 수준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외부에서 쉽게 들리는 밸브노이즈가 아니라면 실내에서 소리로만 쉽게 구분되지 않을 정도다. 포커스 디젤의 차급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진동과 소음 억제에 충실했다는 생각이다.

 

 동급의 가솔린 제품과 비교했을 때 출력은 비슷하지만 토크가 높아 일단 움직이면 중속에서 견인력이 극대화 된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튀어나가는 속도감이 인상적이다. 가속 페달에 답력에 따라 속도가 붙는 시점도 신속하다. 듀얼 클러치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가속에 따라 생기는 변속 충격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달려야 할 때를 이해하고 움직인다. 직선 주로에서의 가속력은 동급의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는 느낌이다.

 


 시승 코스는 100여㎞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직선 위주인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곡선 주로의 변화가 심한 와인딩 코스에 접어들었다. 편안하게 움직이지만 물렁하지 않다. 오히려 밖으로 나가려는 차의 원심력을 안으로 잘 가져와 안정적인 코너링을 만들어 낸다. 좌우 바퀴에 각기 다른 토크를 전달, 코너링을 돕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 덕분이다.

 

 스티어링 휠 움직임은 쉽게 피로가 오지 않을 정도로 적당했다. 어디까지나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한 느낌이다. 여성 운전자라면 약간 묵직하다고 느껴질 법하다. 제동력도 우수한 편이다. 차를 잘 멈춰 세운다.

 


 ▲총평

 주행 및 운동성능에는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포드가 유럽 경쟁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내세우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2시간의 짧은 주행이었어지만 포커스 디젤의 성격 전달은 명확했다. 제품의 세세한 면까지 알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적어도 성능 체감은 확실했다.

 

 제품력은 우수하지만 국내에서선 '포드'라는 브랜드가 주는 상징성을 따져야 한다. 아무리 유럽에서 만들어지고,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이라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포드는 미국차'라는 인식이 강하게 스며 있다.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넘어서야 승산이 있다. 포드가 포커스 디젤의 시승행사에 적극 나서는 배경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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