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근로자들의 철탑 고공농성이 27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지난 2012년 11월 20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52) 전 지부장 등 3명이 쌍용차 정리해고에 관한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쌍용차 인근 송전탑에 올랐다.

 

 농성 과정에서 회사측은 무급퇴직자 전원을 오는 1일 자로 복직시킨다고 지난 1월 10일 밝혔다.

 

 그러나 농성자들은 회사측이 국정조사를 피하려고 꼼수를 피우고 있다며 복직을 평가절하했다.

 

 금속노조는 철탑농성장 아래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자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농성자들은 국정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철탑농성…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 전 지부장, 문기주(54) 정비지회장, 복기성(37) 비정규직 수석부지회장 등 3명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에서 300여m 떨어진 송전탑 위에서 농성에 들어간지 27일로 100일째다.

 

 이들은 "2012년 9월 청문회에서 쌍용차 사태가 기획부도, 회계조작으로 인한 문제라고 밝혀졌는데도 국정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국정조사 계획이 나올 때까지 결코 내려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도 촉구했다.

 

 경찰은 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 30여 명을 송전탑 주변에 배치하고, 안전매트(가로 180cm·세로 150cm)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농성 100일 동안 촛불집회와 희망버스 방문, 정치인 방문 등 발길이 이어졌다.

 

 100일째인 27일에는 서울에서, 28일은 철탑농성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쌍용차 "회사정상화 우선, 국정조사 NO"

 

 쌍용차 이유일 대표이사는 "기업은 경영인의 정신과 자본투자로 이뤄지는데 정치권에서 감 뇌라 배 놔라 하면서 국정조사를 이야기해 회사가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가 열심히 일해 쌍용차를 어렵게 바로 세우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가운데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를 다 받아들이면 회사는 6개월이면 파산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쌍용차 김규한 노조위원장도 "정치권이 국정조사 등을 이유로 회사를 계속 흔들어대면 수출에 문제가 생겨 또 다른 쌍용차 사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더는 생색내기용으로 쌍용차를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무급휴직자 복직 평가절하, 휴업수당 지급 판결…쌍용차 곤혹

 

 쌍용차는 쌍용차 무급휴직자 454명 전원을 3월 1일 자로 복직시키는 인사발령을 했다.

 

 그러나 철탑서 농성자를 비롯한 금속노조는 "무급휴직자들은 4년 전에 복직을 합의했었다"며 "마치 쌍용차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국정조사를 피하려는 회사측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부당해고라고 해고자 손을 들어줬는데도 이를 무시하던 회사가 무급휴직자 전원을 갑자기 복직시킨 것은 쌍용차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회사측의 복직결정을 평가절하했다.

 

 쌍용차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의결했었다.

 

 이는 대주주인 인도 마인드라가 쌍용차를 지난 2011년 인수한 이후 첫 직접투자다.

 

 쌍용차는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자본금은 6천134억 원에서 6천861억 원으로 늘어나 부채비율 축소와 현금 유동성 확보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5일 쌍용차는 무급휴직자들의 체납임금 127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쌍용차의 자금난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종식 기자 jongsk@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