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양한 탈것을 이용한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버스, 지하철… 하지만 트럭을 타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컨테이너 박스와 같은 대형 화물을 실어나르는 대형 트럭, 그중에서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대형 트럭을 말이다.

 

 기자는 최근 이 트럭을 시승해 볼 기회가 있었다. 시승이라기보다는 동승이 맞는 말이겠다. 고속도로에서 이런 차들을 보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던 차였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악트로스 블랙라이너’는 벤츠의 대형 트럭 중에서도 가장 비싼 트럭이다. 차 값만 2억원에 달한다. 외관부터 압도적이었다. 이름처럼 검은색 바디에 두 줄의 회색선이 중앙에 자리잡았다. 차량의 머리부분에는 ‘블랙라이너’라는 글씨가 있었다.

 

 최고급 트럭 시장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블랙라이너는 세계 시장에 500대만 판매하는 한정 모델이다,

 

 트럭기사들에게 트럭은 ‘삶의 대부분’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트럭 안에서 보내기 때문에 트럭은 운전석 외에도 침실, 사무실로 쓰인다. 블랙라이너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뒤편에 성인 한 명은 여유롭게 누울 수 있는 침대공간을 마련해뒀다. 실내 높이가 2m에 달해 차 안에서 허리를 굽히지 않고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었다.

 

 승차감은 어떨까. 고속도로를 달려보니 의외로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에 또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운전하는 일이 많은 트럭 기사들의 피로도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승차감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최고출력 551마력, 최대토크 265.3㎏·m의 무시무시한 힘으로 엄청난 크기의 차체를 무리 없이 끌고 갔다. 제동을 위한 안전사양도 있다.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ABA) 2’가 그것이다. 레이더센서로 앞차와의 간격을 파악하고, 간격이 좁혀지는 데도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경고음을 알리고 비상등을 켜면서 긴급정지를 한다. 이 트럭이 컨테이너 박스를 실어 나를 때 최대중량은 무려 44t. 이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동승 구간은 양재동에서 용인까지 22㎞ 거리였다. 대형트럭이라 핸들링이 굉장히 무거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보니 한 손으로 돌려도 될 정도로 부드러웠다. 8기통 1만5900ℓ짜리 디젤 엔진은 굉음을 내며 달렸지만 실내는 의외로 정숙성이 뛰어났다.

 

 

용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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