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한 달에 한 번씩은 대구에 들른다. 대구가 렉서스의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서울보다 400여대 적은 353대가 팔렸는데 작년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대구에서 서울보다 400여대 많은 1200대가 판매됐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수입차 최대 시장인 인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보다 1400여대 많은 6302대가 인천에서 등록됐다. 수입차 업체들이 잇달아 전국에 전시장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지방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어서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브랜드도 차별화되고 있다. 2011년에는 대전, 충북,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BMW가 판매 1위였다. 작년에는 이 3곳을 포함해 총 7곳에서 다른 브랜드가 1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어느 브랜드가 많이 팔렸을까.

 

◆충청·강원, 폭스바겐 1위

 

 폭스바겐은 작년 충청, 강원에서 판매 1위에 올랐다. 대전, 충북에서 강세를 보이다가 작년엔 충남까지 접수하면서 충청지역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이 지역은 산업 및 연구단지 등이 형성돼 있어 장거리 출퇴근자들이 연비가 좋은 폭스바겐의 디젤차를 선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폭스바겐은 경기, 강원, 전북에서도 판매 1위에 올랐다. 경기(4308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의 판매대수는 500대 미만으로 많진 않다.

 

◆경남, 벤츠·아우디 강세

 

 경남은 채권 할인율이 높아 법인고객 위주의 수입차 등록대수가 많다. 벤츠는 작년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인 5582대가 경남에서 등록됐다. BMW(2973대), 폭스바겐(2466대)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벤츠는 부산에 3개를 비롯해 대구, 포항, 울산, 마산 등에 전시장을 갖고 있어 판매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에서는 아우디(5200대)도 강세를 보였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부산, 경남, 영남 등은 철강·자동차·조선 등 주요 대기업 종사자들이 많아 비즈니스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중장년층 기업인이 많기 때문에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BMW보다는 벤츠와 아우디 등이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제주, 도요타 작년 1400대 판매

 

 제주도는 도요타가 크라이슬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 등록대수의 절반인 1400여대가 팔렸다. 제주도민의 숫자를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도요타 측은 렉서스 자선 골프대회,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승회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도시, BMW가 1위 휩쓸어

 

 BMW는 대전을 제외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울산 등 6곳의 광역시에서 모두 1위였다. 전체 판매대수의 66%가 대도시에 집중됐다. 작년 공채 매입률이 낮아진 인천의 등록대수가 급증했다. 서울, 경기지역의 수도권 고객들이 인천에서 등록하는 일이 많아서다. 경남과 인천 등은 수입차 등록지역과 수입차 고객의 거주지역이 다른 경우가 많아 정확한 소비 성향을 파악하기 힘들다.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수입차 등록지역만 가지고 지역별 구매대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지방에서도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차가 판매되는 추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홈쇼핑, 시승행사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수입차 시장은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경제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