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cc 미만 디젤 차량은 최근 수입차 인기를 주도하는 세그먼트(차급)이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에서 2000cc 미만 차량이 차지한 비중은 42.2%로 전체 차급 중 가장 높았으며 같은 기간 디젤 차량 판매는 전체 50.9% 수준이었다.

 

 '포커스 디젤'은 이 같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포드 올해 판매확대 전략의 핵심이자 국내 수입 디젤 차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 브랜드에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포커스 디젤은 폭스바겐 제타와 골프, BMW 320d 등 쟁쟁한 독일 경쟁모델이 버티고 있는 수입차 핵심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이 차를 직접 타봤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 브랜드의 모델임에도 독일에서 생산됐다는 점. 포커스 디젤은 독일 자를루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유럽의 주행감성과 스타일이 생산 과정에서부터 녹아들어간 셈이다.

 

 첫 인상에서부터 '유럽 감성'이 강하게 배어나온다. 전면 범퍼 일체형의 립 스포일러와 역삼각형의 대형 프론트그릴이 강인한 전면 디자인의 이미지를 주도한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통산 44회 우승을 주도한 랠리카 DNA가 녹아든 만큼 랠리 경주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인상을 준다. 큰 차체에 임팩트 없는 라인으로 악평을 받던 기존 미국차 디자인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실내 디자인도 감각적이다. 쐐기 모양으로 운전석 쪽을 향해 튀어나온 계기반의 각종 수치는 흰색 조명으로 처리돼 시인성이 좋다. 계기반 눈금은 파란색으로 처리돼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계기반 디자인에 포인트를 준다. 환기구를 센터페시아 양 끝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박아 넣어 놨으며 오디오와 공조시스템을 조작하는 각종 버튼들이 그 사이에 오밀조밀 위치해 있다.

 

 시동키를 돌리면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 시동음이 들린다. 소음 자체가 크지 않고 차체에 전해지는 진동도 제한적이지만 낮고 묵직한 디젤 엔진 시동음은 독일 브랜드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시승 모델은 '스포츠' 모델. 포커스 디젤에는 엔진 파워를 키운 스포츠 모델과 경제성을 강조한 트렌드 모델 두 개 트림이 있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초반 응답성은 다소 무디다. 반응성이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은 쪽이 오히려 출발 시 좌우를 살피며 신중히 주행해야 하는 도심 주행에는 적합할 수도 있다.

 

 가속페달에 조금 힘을 주면 다소 무딘 출발과 달리 차체가 경쾌하게 튀어나간다. 디젤 차량인만큼 초반 토크가 좋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속 30km~80km까지의 도심주행 영역에서 가속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정도의 가속감이면 좁은 공간에서의 차선 변경도 공격적으로 할 수 있을 듯 하다.

 

 고속 영역은 어떨까? 강남 도심을 벗어나 올림픽대로에 올랐다. 시속 150km까지 속도계가 저항 없이 올라간다. 시속 100km 이전까지의 경쾌한 가속감과는 다르다. 하지만 꾸준히 속도를 밀어 올리는 뚝배기 같은 맛이 있다. 고속 영역까지 주행을 해 보고 난 후 머릿속에 남은 단어는 '독일 감성'이었다.

 

 약 50km의 주행을 마친 후 트립 컴퓨터에 찍힌 연료효율성은 5.6L/km. 환산하면 18km/L 수준의 연비다. 이 차의 공인연비가 17km/L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심 주행과 고속화 도로 주행을 반반 섞은 실연비가 오히려 더 높았다.

 

 이 차에는 최대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4.7kg·m을 내는 1997cc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동급 배기량의 디젤 경쟁모델인 폭스바겐 골프와 제타 등과 비교하면 마력과 토크가 포커스 디젤 쪽이 높다. 연비도 마찬가지. 골프 2.0 TDI의 공인연비는 16.2km/L이며 제타 2.0 TDI의 연비는 16km/L다.

 

 포커스 디젤의 가격은 트랜드 2990만원, 스포츠 3090만원(부가가치세 포함 가격)이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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