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가 국내에서 성공하려면 미니(Mini)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니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낮음에도 가격은 미니 못지 않아서다.

 

 7일 피아트에 따르면 500의 국내 판매 가격은 팝 2,690만원, 라운지 2,990만원, 500C 3,300만원이다. 이는 당초 예상됐던 가격대보다 비교적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프리미엄 소형차임을 강조하면서 경쟁차종인 미니 쿠퍼 대비 15%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북미와 일본에서도 두 차종의 가격차가 10%에 불과하다며 한국 소비자를 배려한 가격임을 강조한다.

 


 업계 반응은 반반이다. 독일 브랜드 독주를 막을 것이라는 의견과 그다지 큰 반향이 없을 것이라는 두 부류다. 전자는 피아트만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강점으로 꼽는다. 시각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신선한 이탈리안 감성이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후자는 높은 가격을 걸림돌로 지목한다. 유럽의 슈퍼미니 차종에 해당하는 푸조 107, 시트로엥 C1, 폭스바겐 업(UP) 등과 동급임에도 실제 가격은 푸조 208, 시트로엥 DS3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건 '미니 콤플렉스'에 걸린 듯한 피아트의 행보다. 미니와의 경쟁을 전면에 내세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급급할 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리는 작업은 소극적이다. 가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품에 대한 평가는 부정하고 그저 '미니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이 500의 상품성이 아닌 미니 쿠퍼의 국내 가격인 셈이다.
 
 연간 판매 목표도 정하지 못했다. 피아트 관계자는 "판매 대수에 연연하기보다 브랜드 안착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하지만 16년 만에 출범을 고려하면 다소 방어적이다. 제품에 대한 확인이나 자신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피아트가 성공 안착하려면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우선이다. 오로지 미니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소비자가 기다린 것은 미니의 경쟁 차종이 아닌 피아트 자체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보다 적극적인 행보와 자신감이 수입차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임을 되새겨야 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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