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고급 차 시장에서 주요 경쟁사인 BMW와 아우디에 밀리면서 주주의 압박과 간섭이 심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FT는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 메르세데스가 지난해 유럽시장 고전에도 80억 유로(근 11조 8천억 원)의 세전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전해의 90억 유로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처럼 수익이 줄어든 것을 몇몇 '적극적' 주주가 시비할 태세라고 전했다.

 

 시비는 감독이사회의 '무능함'과 경영진 비판, 그리고 경쟁사보다 중국시장에서 저조했던 점에 모일 것으로 관측됐다.

 

 FT는 BMW나 아우디 소유사인 폴크스바겐과는 달리 다임러가 대주주 가문이 없다는 점이 주주에게 취약한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지난해 지분 9%를 팔고 쿠웨이트 국부펀드인 KIA는 7.6%를 사들이는 등 주요 지분이 움직인 점도 신문은 상기시켰다.

 

 독일의 한 금융인은 FT에 "다임러 경영에 못마땅해하는 적극적인 주주들이 있다"면서 "이들이 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한다"고 전했다.

 

 다임러 지분율이 3%에 조금 못 미치는 유럽 투자회사 세비안 캐피털은 경영진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전직 경영자까지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비안 측은 확인을 거부했다.

 

 DWS 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회사가 잘못돼 인수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도 (주주) 일각에서 나온다"면서 "전 같으면 (다임러를 인수할 만큼의 자금을 모으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FT는 다임러가 BMW와 아우디보다 소형 SUV(스포츠실용차)와 소형차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으며 수익성이 높은 고급 세단에서도 신모델 출시에 실패한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특히 중요한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판매가 1.5% 늘어나는 데 그친 점을 상기시켰다.

 

 이는 BMW와 아우디가 모두 30% 이상 증가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다임러는 부랴부랴 중국 전담 경영자를 선임하고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 자동차에 투자할 것임을 밝히는 등 보완 조치를 했음을 FT는 지적했다.

 

 지난 2006년부터 다임러 경영 책임을 진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주주 시각도 곱지만은 않다.

 

 그는 스포티한 A 클래스의 신모델 개발 등으로 2020년까지 메르데세스를 세계 최대 프리미엄 카 제조사로 부상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오는 21일의 이사회에서 제체에게 경영권을 5년 더 맡길지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와 함께 다임러와 메르세데스를 분리 경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여기에 감독이사회 구성이 경영 도전을 극복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jksun@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