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에너지효율등급제(이하 타이어 라벨링제)가 시행됐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등급을 찾을 수 없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1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타이어의 개발 목적은 궁극적으로 자동차 연료 소비의 저감이다. 타이어가 자동차 효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관점에서 출발,  특수소재를 통해 구름저항을 최소화하는 반면 제동력은 일반 타이어 수준을 유지한 게 특징이다.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소비자 관심은 높아졌다. 특히 고유가 시대라는 점이 친환경 타이어의 대중화를 가속화했다. 이에 따라 타이어업계도 친환경 타이어를 장착하면 뚜렷한 연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수요와 공급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타이어 라벨링제가 의무화되면서 등급을 전면으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제도 시행 후 등급 정보 공개에 타이어업계의 반응은 매우 소극적이다. 정부 정책에 따른 홈페이지 의무 표시마저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소비자가 친환경 타이어 정보를 알아보려면 해당 제품 홈페이지가 아닌 에너지관리공단에 접속해야 한다. 


 이같은 소극적인 태도는 친환경 타이어의 연료 개선효과가 크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에너지관리공단 타이어 라벨링제 웹사이트(http://bpms.kemco.or.kr/Tire)에 따르면 국내 3사가 등록한 친환경 브랜드 제품은 총 60개로, 이 중 소비자가 친환경이라고 느낄만한 회전저항 1등급은 14종이다. 2등급과 3등급은 각각 30종과 16종으로 1등급 제품의 숫자보다 많다. 따라서 타이어 업체가 주장하는 친환경은 마케팅용 '딱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2, 3등급의 경우 현재 신차용(OE) 타이어의 회전저항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아반떼 1.6ℓ GDI를 기본 장착된 OE 타이어(195/65R15)는 3등급이다. 2등급 친환경 타이어를 장착할 경우 연간 4만6,248만원(주행거리 1만3,000㎞ 상정, 유류비 1월 둘째 주 기준 ℓ당 1,927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일반과 친환경 제품의 가격 차이는 5만원(1본당) 수준이다. 유류비 절감 시기를 평균 4년 혹은 5만㎞ 이상 주행으로 감안할 때 실제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친환경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 대비 내구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 타이어회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라벨링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시판 중인 제품이 600종 이상이어서 일일이 표시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제품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등급 표시에 소극적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일반 타이어와 동일한 품질 보증 기간을 갖고 있어 내구성 문제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타이어를 적극 홍보했던 출시 초기와 달리 현재 어느 회사도 친환경 타이어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이는 라벨링 제도 의무화 이후 실제 연료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을 우려한 타이어 업계의 불편한 진실"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벨링 제도의 자율 시행은 2011년 12월로 의무화까지 1년의 시간이 있었다"며 "현실적인 이유로 의무 제도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말은 변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타이어 업체들이 홈페이지 등에 라벨링 정보를 표기하지 않는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들어왔다"며 "제품에 라벨링을 부착하는 것은 물론 사용 설명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해당 정보를 알리는 것도 의무사항에 포함되는 만큼 사후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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