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자동차가 지난해 970만대를 판매, 글로벌 1위에 올랐다. 929만대로 2위인 GM을 밀어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대지진 이후 주춤했던 행보를 다듬는 동안 기본기는 더욱 탄탄해지고, 디자인은 과감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코끼리 움직임으로 비유됐던 의사결정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졌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소비자 기호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됐다. 토요타 아키오 사장의 전략적 변화가 제 효과를 나타내는 셈이다.

 

 
 18일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원동력은 역동으로의 치중이다. 최근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선보인 코롤라 퓨리아 컨셉트는 변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간 무난함에 치중해왔던 디자인 전략이 새롭게 수정됐음을 보여준 것. 이와 관련,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디자인 변신은 '단순함(simple)'과 '매력(cool)'으로 반영되지만 최근에는 개성도 함께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디자인 변화는 회사 내 '디자인 심사' 제도에 근간을 두고 있다. 디자인 품평 참석자를 최소화, 제품개발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 품평에 가담하면 디자이너와 제품개발자의 원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단점을 막자는 취지다. 즐거운 스포츠카 '86'의 출시와 만화영화 건담에 등장하는 건담카를 내놓기로 한 것도 이른바 '즐거운 디자인'의 일환이다.

 

 또 한 가지는 수석 엔지니어의 권한 강화다. 제품개발의 일관성을 갖기 위해 책임자 권한을 대폭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운동성능은 물론 드라이빙 포지션, 인체공학, 디자인 등을 감안한 새로운 플랫폼을 확립하고, 동일한 플랫폼에서 복수 차종을 만드는 '그룹핑 개발'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중"이라며 "모든 과정은 개발자가 책임을 지는 제도가 새로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원가 절감의 활용 방안도 변경했다. 개발효율과 부품, 유닛 공용화에서 줄어든 원가는 내외장 등 지역별 소비자 기호 만족에 아낌없이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그간 B(소형), C(중형), D(대형) 등 각 세그먼트 플랫폼 공용화를 진행했지만 향후 B~D세그먼트까지 FF(전륜구동)계 상품군 전반에 걸쳐 플랫폼을 통합키로 했다. 특히 신형 플랫폼은 설계와 디자인 협력으로 무게중심을 낮추고, 안정감 있는 스타일링과 같은 혁신을 통해 감성적 디자인과 핸들링이 뛰어난 제품 개발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을 겨냥한 특화 차종 개발도 착수할 계획이다. 


 지역별 제품 특화 전략은 현지 연구개발기능의 강화로 이뤄진다. 이를 위해 제품 기획본부 내에 북미, 중국, 일본, 유럽, 신흥국(러시아, 아시아, 호주, 중근동, 중남미, 아프리카)등 3개 지역 총괄부장을 배치, 각 지역의 영업부문이나 연구개발 거점과 연계한 '좋은 자동차' 만들기를 추구했다. 한국도 소비자 취향을 적극 파악, 개발 때 직접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의 성과는 신제품의 등장과 판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파리모터쇼에 등장한 유럽전략 차종 오리스는 토요타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반영된 차종이다. 토요타자동차 가토 미쓰히사 제품기획총괄본부장은 "모든 협력사가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도록 표준을 만들고, 토요타의 기본 정신인 개선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요타는 새로운 플랫폼 체제 하에서 개발된 특화 차종을 올해 대거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판매 1위 지위를 확고히 다짐과 동시에 향후 변화될 자동차 소비 트렌드를 주도적으로 끌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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