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 럭셔리카, 스포츠카'
 
 '2013 북미국제오토쇼'에 출품된 신차 트렌드를 규정짓는 세 단어다. 이를 하나로 모으면 '풍요의 시대로 회귀'다.

 

 전통적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활황세를 탈 때 픽업트럭과 럭셔리카, 스포츠카 판매가 늘어나고 신차도 많았다.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이 차종의 판매가 급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올해 오토쇼에 소개된 신차는 이전 풍요의 시대 때와는 다르다. '연비'에도 방점을 뒀다.

 

 올해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신차는 픽업트럭이었다.

 


포드 아틀라스


 가장 미국적인 차인 픽업트럭은 경기가 좋을 때 많이 팔린다. 미국 경기가 호황이던 2005~2005년 매년 250만대가 팔리며 전체 자동차 시장 판매의 15%를 차지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110만대로 추락했다. 자동차 경기가 되살아난 지난해에는 다시 170만대로 치솟아 올랐다. 전체 차 시장의 11.2%였다.
 
 올해 150주년을 맞이한 포드는 베스트셀링 픽업트럭 F-150의 콘셉트카인 '아틀라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2014년에 신형 F-150으로 출시되는 아틀라스는 기존 F-150보다 차체가 커졌고 외장 디자인 곳곳이 빛나는 크롬 재질로 마감돼 '픽업트럭의 귀환'을 알렸다.

 

 포드는 이 밖에 콤팩트 밴 '올 뉴 트랜지트'도 내보였다.

 

 마크 필드 포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틀라스와 트랜지트 출시 행사에서 "모터쇼에서 우리의 주력 포인트는 픽업트럭과 밴 등 상용차 모델"이라고 말했다.

 


램 3500


 이 밖에 쉐보레는 올 뉴 2014 실버라도를 선보였으며 GMC와 닷지는 2014년형 시에라와 램 3500을 공개했다. 모두 대형급에 속하는 픽업트럭이다.

 

 럭셔리카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브랜드는 현대·기아차였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오토쇼 테마를 아예 '럭셔리 시장으로의 도약'으로 삼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후속의 콘셉트카인 HCD-14를 오토쇼 전면에 내세웠다.


 기아차는 더 뉴 K7(현지명 카덴자)를 출품하며 연 50만대 규모의 미국 대형차 시장과 함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캐딜락 ELR


 미국 럭셔리 브랜드의 대표격인 캐딜락도 돋보였다. 럭셔리 스포츠세단 'ATS'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돋보이는 ELR도 공개돼 오토쇼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링컨은 럭셔리 크로스오버 MKC를 선보이며 "럭셔리 이미지를 장기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밖에 BMW와 벤츠 등 독일 럭셔리 브랜드는 BMW 4시리즈 쿠페와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BMW 4시리즈 쿠페


 쉐보레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콜벳의 풀체인지 모델인 '콜벳 스팅레이'를 공개했다.

 

 외관과 내부가 새롭게 디자인된 콜벳 스팅레이는 각종 레이싱 대회를 통해 성능이 입증된 6.2리터 V8 LT1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450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 4초 이하의 성능을 발휘해 역대 콜벳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콜벳 스팅레이


 이번 오토쇼에 공개된 신차가 풍요로운 시대의 귀환을 알렸지만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절정을 맞이하던 2004~2005년과는 질적으로 다른 모습도 보였다. 바로 '연비'다.

 

 연료 효율성과는 무관하던 픽업트럭은 금융위기 시절을 거쳐 이번 오토쇼에 '똑똑한' 트럭으로 재탄생했다. 포드 아틀라스에는 6기통 3.5리터 엔진이 올라갔다. 기존F-150의 8기통 5.0리터 엔진과 비교해 군살이 싹 빠졌다.

 

 엔진 크기 뿐 아니라 엔진 자체의 무게도 줄였다. 엔진 부품인 캠 커버와 덕트, 호스, 엔진커버 등을 모두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픽업트럭으로서는 드물게 엔진 스탑&스타트 기능도 적용됐다.

 

 럭셔리카도 마찬가지다. 캐딜락의 ELR에는 차세대 연비 기술로 평가받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ELR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 기술이 접목된 것이 특징이다.

 

 근거리 운행시에는 가정용 전기로 충전한 배터리 전원만을 사용하고, 그 이상의 거리를 운행할 경우 엔진의 힘으로 전기를 발생시켜 주행거리를 늘리는 기술이다.

 

 배터리에 충전된 에너지로 약 56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추가 충전 없이 최대 48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오토쇼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이 픽업트럭과 럭셔리 카에 보약이 됐다"며 "연비 기술은 이제 모든 차급에 적용되는 하나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머니투데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