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자동차에서도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를 통한 인터넷 쇼핑 등은 실제 이동 중에 실물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새로운 유통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관련, IT 전문기업 아카마이(Akamai)의 자동차부문 브라이언 애플리 수석전략담당은 오토타임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동차회사가 신차 판매 수익만 거두던 시대는 곧 끝나갈 것"이라며 "IT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시대가 열릴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라이언 애플리 아카마이 자동차부문 수석전략가를 만난 것은 지난 14일이다. 브라이언 수석은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포드와 GM, 크라이슬러 등에서 소비자 만족 업무를 맡기도 한 자동차회사 출신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등 3대가 미시건주에 거주, 자동차 관련 일을 해왔다는 목소리에는 자동차에 대한 열정도 묻어났다.

 

 브라이언 수석이 아카마이(Akamai)로 자리를 옮긴 것은 9년 전이다. 미래는 자동차가 하나의 통신 단말기 역할로 확대될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다. 이에 따라 다양한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카마이로 옮겨 자동차 통신 분야를 개척해 온 인물이다. 그는 "현재 통신 단말기(Connect Device) 가운데 유일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자동차"라며 "안전 문제 등의 제약이 있지만 연결 도구로서 자동차 역할은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가 하나의 통신 모듈로 변하면 우리의 일상은 달라지게 된다. 필요에 따라 자동차 출력 조절이 가능하고, 영화나 음악 등은 즉시 내려 받아 즐길 수 있다. 이를 통한 자동차 제조사와 소비자 간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범위가 넓어져 마케팅 분야의 확대도 가져오게 된다. 브라이언 수석은 "자동차가 하나의 통신 도구로 자리잡으면 자동차회사가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 개인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하지만 이때는 연결의 안정성 등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그 등으로 오작동을 일으키면 오히려 브랜드의 신뢰성이 손상될 수 있어서다..

 

 자동차를 통한 즉각적인 쇼핑도 가능하다. 자동차회사가 현재 인터넷 쇼핑몰처럼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로 등장할 수 있다. 브라이언 수석은 "자동차회사가 신차 판매로 수익을 얻는 것에서 벗어나 자동차를 하나의 쇼핑 채널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자동차 인터넷 쇼핑몰 비즈니스는 '버킷 시트 커머스(bucket seat commerce)'로 정의된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자동차를 타고 가다 필요한 품목이 생각나면 자동차 안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주문을 하고, 집에서 물건을 전달받는 방법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 커머스가 자동차 안에서도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

 

 자동차 앞뒤 좌석별로 스마트한 생활도 가능하다.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앞 좌석에선 음악과 식당, 주유소, 교통정보, 날씨, 지역정보 등의 안내를 받고, 뒷좌석은 영화나 게임, 오락 등을 내려 받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클라우드(Cloud) 기능 활성화로 언제든 자신만의 고유 파일을 이용할 수도 있다.

 

 자동차를 통한 커머스의 장점은 스마트폰 대비 뛰어난 안전성에 있다는 게 브라이언 수석의 설명이다. 그는 "스마트폰은 언제나 분실 위험이 있지만 자동차는 도난 가능성이 낮고, 또한 잃어버렸을 때 찾기 쉽다는 것은 그만큼 통신 디바이스의 안전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의 연결이 불안정할 때가 있지만 자동차는 그렇지 않은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동차에서 통신 디바이스의 역할이 커지면 무엇보다 안정된 자료 전송망이 필수다. 브라이언 수석은 "아카마이는 여러 매개체를 연결하는 자동차 내 통신 전송망을 구축하는 게 주요 업무"라며 "국내에선 현대차와 협력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블루링크 등에 아카마이가 일부 참여하는 만큼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동차가 하나의 통신 연결도구로 자리잡는 데 걸리는 시간에 대해선 주저 없이 '3년'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22년 전 포드에서 처음 맡은 업무가 자동차에 반드시 비치해야 하는 매뉴얼을 CD에 담아내는 일이었다"며 "이후 IT 진화 속도를 보면 인터넷을 이용한 자동차 비즈니스 시대는 이미 시작됐고, 일부 국가에선 활발히 진행 중"라고 단정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동차를 연결 디바이스로 이용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하다"며 "한국의 IT 인프라를 감안했을 때 성장성은 충분하고, 제대로 활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이라는 점은 연결 도구로서 스마트한 자동차 생활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훌륭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