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스포츠카 유전자를 듬뿍 받은 카이엔 GTS가 지난 9월 국내 시장을 찾았다. 가격과 성능면에서 카이엔 터보와 S의 중간쯤에 위치한 GTS는 이름부터 차의 방향성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장거리 주행용 고성능차를 뜻하는 '그란 투리스모 스포츠'의 앞글자를 딴 명명법이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카이엔 GTS를 'SUV 클래스의 스포츠카'라고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행 성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호쾌한 맛이 일품인 카이엔 GTS를 시승했다.

 

 

▲스타일

 전면부는 카이엔 터보와 유사하다. 큼직한 공기 흡입구와 앞범퍼의 추가 공기 흡입구는 고성능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여기에 추가 공기 흡입구에 위치한 조명과 헤드램프 상단의 LED 주간 주행등 역시 스포티한 인상을 완성하는 요소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이전 차종보다 곡선이 더 많아졌다. 이전 GTS가 국내에 도입된 시기는 2008년. 4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카이엔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세련된 멋에 초점을 맞춰갔다.

 

 

 제원표 상 크기는 길이 4,846㎜, 너비 1,954㎜, 높이 1,685㎜, 휠베이스 2,895㎜다. 카이엔 S 대비 너비는 16㎜, 높이는 20㎜ 길다. 큰 수치는 아니지만 낮고 넓은 GTS는 디자인면에서도 확실히 스포츠카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으로 귀결된다. 스티어링 휠과 팔 걸이, 좌석 중앙 패널과 도어 패널 등이 극세사 알칸타라로 마무리돼 시각과 촉각에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대시보드를 포함한 실내를 감싼 가죽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시승차에는 GTS 인테리어 패키지가 적용돼 대시보드와 문 상단, 시트, 중앙 콘솔 팔걸이 등에 암적색 스티치가 도드라진다. 헤드레스트의 GTS 레터링 자수도 실내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준다.

 

 

 스톱워치와 성능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RPM표시가 중앙에 위치한 계기판, GTS 스포츠 시트는 주행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다. 특히 시트는 몸을 꼭 맞게 감싸주면서도 적당한 쿠션이 더해져 과격한 운전에서 몸을 지탱해주는 것은 물론 장거리 운전에서 오는 피로도까지 고려했다.

 

 ▲성능

 엔진은 카이엔S의 4.8ℓ V8 가솔린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최고 420마력, 52.5㎏·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을 내장한 8단 팁트로닉S를 결합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7초, 최고 시속 261㎞,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7.2㎞다.

 

 

 시동을 걸자 강렬한 소리를 내뿜으며 요란하게 엔진이 깨어난다. 실내에 유입되는 소리도 인상적이지만 실외에 울려 퍼지는 강력한 소리는 주변의 이목을 잡아끌기 충분하다. 주행의 즐거움과 함께 본격적으로 소리를 즐기고 싶다면 스포츠모드를 작동하면 된다. A필러 끝에 위치한 두 개의 채널에서 보다 풍부한 흡기음을 실내로 끌어오기 때문이다.

 

 공차 중량은 2,085㎏로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출발에서부터 저속, 고속 어느 곳에서도 발걸음은 경쾌하다. 엔진 출력도 넉넉하거니와 엔진과 변속기 세팅을 보다 스포츠카답게 가져갔다는 게 포르쉐의 설명이다.

 

 탄탄한 차체에 구동력 제어장치, 토크 벡터링 플러스, PDCC 등 각종 전자제어장치가 더해진 덕분에 주행 안정성이 탁월하다. 다소 급한 코너에서도 자세를 순식간에 잡고 안정적으로 탈출해 나간다. 고속 주행에서도 속도에 대한 부담이 적다보니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평소보다 힘이 더 들어간다. 계기반의 지침이 올라가고 엔진 소리가 격렬해질 때 쯤 아쉽지만 속도를 줄였다. 서킷이 아니라 공도라는 사실을 깨달아서다.

 

 ▲총평

 지난 2003년, 고성능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불리는 포르쉐에서 덩치 큰 SUV를 생산한다는 소식에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보다 비관적인 목소리를 내는 쪽이 많았다. 여기에 폭스바겐 투아렉 등과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소식은 골수 포르쉐 마니아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카이엔은 명실상부한 포르쉐의 '효자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팔린 포르쉐는 총 2,238대. 이 중 카이엔은 1,271대를 차지하며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내에서도 카이엔의 인기는 여전하다. 11월 현재 총 판매 대수 1,338대 중 카이엔이 739대를 차지한 것.

 

 효율과 가격을 앞세운 카이엔 디젤이 국내 판매를 이끌었다면, 내년에는 터보S와 디젤S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온로드 SUV의 최강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고성능 제품군의 강화를 끊임없이 꾀하고 있는 것. 이런 추세에서도 GTS의 지위는 확고해보인다. 파나메라 GTS가 그렇듯 라인업이 확대돼도 자연흡기 방식의 최강자로써의 존재감은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시승/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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