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 끝난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자동차회사는 성과급 잔치에 시선을 돌린다. 늘 그렇듯 앞만 보며 달려온 덕분에 글로벌 생산 5위, 수출액 1위 등을 달성했다. 그러나 희비는 엇갈린다. 현대차그룹이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할 때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부진했다. 쌍용차가 재도약을 했지만 과거 영광은 아직 요원했다. 수입차라고 예외는 아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빈익빈부익부가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빈곤의 악순환을 겪다가 결국 장사를 접는 곳도 생겨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성과급 여부를 떠나 기업에 이익을 안겨 준 당사자가 소비자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의 지출로 기업 임직원의 성과급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작 성과급 잔치에 소비자는 빠져 있다. 이익의 대부분이 임직원에게 돌아갈 뿐 실제 이익을 남겨 준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는 셈이다. 일부 할인 등으로 소비자 이익을 제공하지만 이는 구입할 때 이야기일 뿐 구입 후에는 별 다른 혜택이 없다. 오히려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 및 부품가격을 올리기에 급급하다. 신차 가격 인상도 모자라 유지할 때도 소비자가 이익을 건네주는 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산 경소형차의 가격 상승이다. 경쟁이 치열한 중대형차보다 인상폭이 크다. 실제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경차 가격은 5년 사이 45%나 올랐다. 같은 기간 중대형차 가격 상승율은 26%에 불과했다. 준중형차도 최근 3년 사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격이 치솟았다. 원가상승은 인정하지만 경쟁이 없는 차급일수록 이익 극대화로 자동차회사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잘 나가는 자동차회사 임직원의 주머니는 두둑할 지 몰라도 불경기로 지갑이 얇아지는 소비자들의 가슴은 먹먹하기만 하다.

 

 이런 이유로 2013년을 맞는 심정도 그리 밝지는 않다. 벌써부터 가격이 얼마나 오를 것인가를 고민한다. 게다가 2013년은 올해보다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 자동차회사마다 비용절감을 외치고 나섰다. 비용절감은 곧 이익 극대화인 만큼 외부적으로 신차 가격 상승도 수반된다. 경제적이지 않은 경차, 중형차에 버금가는 준중형차도 모자라 이제는 대형차를 넘나드는 중형차가 나오는 시대다. 이 때마다 소비자들은 원성을 쏟아내지만 기업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래서 경쟁은 더 치열해져야 한다. 그럴수록 가격 상승이 자연스럽게 억제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시장의 완전 개방이 우선이다. 공정한 경쟁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 여러 제약이 있다. 경차 규격은 대표적이다. 경차급 수입차 판매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차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수입차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가격 통제를 하지 못하는 바에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꿔주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그래야 소비자 부담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면 2013년을 전환의 계기로 삼자는 얘기다.

 

 농사꾼에게 작물은 곧 재산이다. 그래서 키울 때는 정성을 다 한다. 제대로 자라줘야 이익을 낼 수 있어서다. 이 말을 곱씹어 보면 자동차회사에 가장 중요한 재산은 소비자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해야 이익이 난다. 2012년 마지막 자락에 2013년 신차 가격의 하락 기대가 무리인 것은 알지만 적어도 동결 소식이라도 들리면 좋겠다. 욕심일까?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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