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수입차 시장은 11월 현재 12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만7,000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23.7% 늘어난 것. FTA를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와 물량 공세는 국산차와 수입차 간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유가 시대와 맞물려 내놓은 친환경 고효율 디젤차들이 각광받았으며, 하이브리드 역시 같은 이유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늘어난 규모만큼 애프터서비스 확충은 더디기만 했다. 부품가격과 공임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회사와 갈등을 빚는 중이고, 유예 리스 등의 판매 방식은 중고차 시장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출혈경쟁이 심해진 점도 업계 전체의 건강성을 해치고 있다. 계사년, 수입차 업체의 기상도를 그려봤다. 두 번째는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다.

 

 ▲푸조-흐림 후 갬

 푸조의 2012년은 판매가 썩 좋지 못했다. 11월까지 국내 시장에 판매한 자동차는 총 2,109대로 지난해 2,447대와 비교해 13.8%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전체가 23.7% 성장했음에 비춰 보면 부진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부진의 이유가 엔진 변경 과도기에 있어서다. 기존 2.0ℓ 엔진을 대체하는 1.6ℓ 판매량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위기를 잘 견딘다면 이전 수준 회복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12월 208을 통한 실적 끌어올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적절한 신차 투입이 이뤄지면 효과적일 수 있다. 크로스오버 5008, 미니밴 익스퍼트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

 

 ▲시트로엥-흐림 후 갬

 혹독한 출범 초기를 맞고 있다. 4월 출시 이후 판매는 208대에 머물렀다. 7개월 간 월 평균 30대에 미치지 못한다. 프랑스 특유의 스타일이 아직 한국 소비자에게 낯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빈약한 제품 라인업도 약점으로 남았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라인업 확대도 속속 이뤄질 예정이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 첫 타자는 DS5다. 시트로엥 플래그십으로 1월 중 출시된다. DS5가 들어오면 DS 제품군은 완성된다. 이어 C4 등이 수입 논의되고 있다. 최근 수입차 시장의 흐름 중 하나가 다양한 제품군 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트로엥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재규어-맑음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올해 판매량은 11월까지 1,070대, 전년대비 19.3% 상승했다. 나름의 영역을 구축, 프리미엄 시장의 틈새를 정확히 공략한 것이 실적에 도움이 됐다. 내년도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데이비드 매킨타이어 사장을 비롯한 새 임원진도 적응을 무난하게 마친 만큼 기대된다.

 

 하지만 특별한 신차는 없다. 이미 갖춰진 제품군을 확장하는 정도다. 주목할 부분은 고급 세단의 4륜구동 추세에 따라 XJ와 XF 3.0ℓ 슈퍼차저에 AWD가 장착된다는 점이다.

 

 
 ▲랜드로버-맑음

 재규어와 함께 내년 전망이 밝다. 오히려 재규어보다 정체성이 뚜렷한 랜드로버의 반응이 좋다. 올해 성적은 11월까지 1,630대로 지난해 대비 34.0% 올랐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보크는 실적을 주도했다. 올해 410대가 판매됐다. 디스커버리 판매도 500대로 꾸준했다. 새해에는 레인지로버 신형이 출시된다. 이미 갖춘 영역을 잘 유지한다면 랜드로버의 지위는 확고할 것으로 예측된다.

 

 
 ▲볼보-맑은 뒤 구름 조금

 볼보의 디젤 집중은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판매량은 11월 현재 1,616대에 이른다. 전년대비 19.6% 오른 것.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생각한 의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각 차종에 다양한 디젤 엔진을 탑재한 것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리고, 실적 향상을 가져왔다.

 

 
 하지만 약점도 분명하다. 우선 금융 프로모션에 치중한 마케팅 전략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늘 프리미엄을 내세우지만 프리미엄이 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볼보=안전' 등식은 더 이상 장점이 아니다. 30대 소비자를 적극 끌어오기 위해 새로운 가치를 선보여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북유럽 스타일은 볼보에겐 분명 호재다. 내년 V40을 선보인다. 해치백과 왜건의 형태를 조합한 다목적차다.

 

 ▲피아트-안개

 아직 발을 내딛지 않아 안개에 가려 있다. 출시 예정차인 친퀘첸토(500)가 과연 국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날 지 관심사다. SUV 프리몬트가 함께 출시되지만 핵심 전력은 역시 친퀘첸토다. 불안요소는 수입 소형차 시장이 만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우 독특한 디자인과 상품성을 가진 친퀘첸토의 반응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가격도 상황에 따라선 성패를 가늠질 수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그러나 호재도 있다. 경차 규격이 확대되면 가격 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판단은 이르지만 FTA 차별 논란에 따라 규격 확대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