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의 올해 러시아 판매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 판매에서 러시아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와 쌍용자동차의 현지 판매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적은 러시아 시장에서 소비자 입맛에 특화된 현지 전략형 모델로 시장을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차 쏠라리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러시아 시장 판매는 36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쌍용차의 러시아 판매는 3만대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양사 모두 역대 최대 판매실적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11월 러시아 시장에서 33만4019대(현대차 16만1441대, 기아차 17만2578대)를 판매했다. 이 기간 1만6509대를 판매한 쉐보레와 르노(1만7177대), 폭스바겐(1만4149대), 포드(1만1131대)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토종 브랜드를 합한 전체 브랜드 판매에서도 올해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1월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를 넘어선 브랜드는 러시아 토종 업체 LADA(49만4271대) 뿐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러시아 판매가 예상대로 36만대를 넘어설 경우 러시아 진출 후 사상 최초로 연간 판매실적이 35만대를 돌파하게 된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대수는 2007년 22만6459대를 기록한 뒤 줄곧 30만대를 넘어서지 못하다가 지난해 31만6320대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판매 약진에 힘입어 현지 생산비중도 올리고 있다. 김시평 현대차 상무는 최근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현대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22만대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 생산량 13만9000대 보다 60%가량 생산이 늘어나는 셈이다.

 

 쌍용차는 올해 러시아시장 판매목표인 3만2000대를 초과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판매목표인 3만2000대는 지난해 대비로 40% 정도 늘어난 실적"이라며 "올해 판매 약진으로 당초 목표를 넘어서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쌍용차의 러시아 판매는 이 회사 올해 전체 판매의 25%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쌍용차의 올해 전체 판매목표는 12만3000대인데 같은 기간 러시아 판매 예상치만 3만대가 넘는다.

 

 쌍용차는 러시아 공략을 위해 올해부터 러시아 판매를 CKD(반제품조립방식) 수출로 전환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러시아 전체 판매 가운데 5000~6000대를 CKD로 하고 2015년까지 이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현지 전략형 모델이 인기를 끌며 현대·기아차와 쌍용차 전체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주력 모델은 현대차 엑센트의 개조 모델인 쏠라리스다. 추운 날씨를 감안해 얼어붙은 눈을 열선을 이용해 녹일 수 있는 윈드실드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가 추가됐다. 헤드램프를 켜고 다니는 운전 문화를 감안해 다른 지역보다 수명이 긴 램프도 탑재됐다. 이 차는 올해 10만3580대가 팔리며 러시아 수입차 단일 모델 가운데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쌍용차의 러시아 주력 모델은 코란도C와 렉스턴 W이다. 혹독한 기후와 주행 환경 때문에 높은 내구성과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필요한 러시아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러시아는 산유국이기 때문에 유럽 경제 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받지 않은 시장"이라며 "CKD 수출로 판매 물량은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