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에 ‘A·B·C(America·Brazil·China) 전략’으로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737만대를 팔기로 했다. 올해 판매량 705만대(예상치)보다 30만대 이상 많은 수치다.

 

 25일 ‘현대·기아차 2013년도 생산·판매계획’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년 판매 목표를 737만대(현대차 462만대, 기아차 275만대)로 정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2006년(370만대) 이후 7년 만에 판매 대수가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당초 현대·기아차의 내년 판매 목표는 750만대로 알려졌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경기가 올해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돼 판매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며 “무리한 판매 경쟁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A·B·C’로 성장 이어간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최대 자동차 격전지인 미국과 새 공장을 가동한 브라질,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다. 이들 지역에서 생산·판매량을 큰 폭으로 늘려 내수 시장을 비롯한 다른 일부 지역의 판매 정체 및 부진을 보전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올해보다 7만대 늘어난 75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 이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도 3교대 근무로 전환하면서 생산량이 늘어난다. 현대·기아차는 올 1~11월 미국에서 116만1993대를 팔아 작년보다 12.1% 성장했다. 내년에도 10%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가동을 시작한 브라질 공장은 내년 풀가동에 들어가며 올해 3만여대에서 내년 15만대로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다. 중국은 ‘만리차성(萬里車城)’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28만대에서 내년에 149만대로 판매량을 31만대 늘릴 계획이다. 지난 7월 완공된 현대차 중국 3공장이 내년부터 풀가동에 들어가면 올해보다 20만대 이상 생산량이 많아진다.

 

 현대·기아차의 A·B·C 전략에는 E(유럽 시장)가 지원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유럽지역 3개 공장의 내년 생산량을 68만대로 올해보다 5만대 늘려잡았다.

 

○국내 생산 감소…노사이슈 변수

 

 현대·기아차의 내년 국내 생산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17만대가량 감소한 345만대를 생산 목표로 잡았다. 주간연속 2교대 전환으로 작업시간이 줄어드는 데다 임금 및 단체협상이 예정돼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노사이슈는 상황에 따라 더 악화될 수도 있는 만큼 생산량이 345만대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며 “해외 생산을 최대한 늘려 이를 보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현대·기아차의 올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18만대로 전년 동기(120만대)보다 1.7%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올해 말로 끝나고 대기 수요가 하반기에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내수 판매가 11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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