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만 북미와 남미, 러시아, 유럽, 중국 등지의 객관적인 평가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올해의 차'는 물론 디자인과 차체 기술상 등 연 이어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기아차의 해외 성장은 거침이 없다. 2012년 해외 판매는 전년보다 각각 11%(현대차)와 10%(기아차) 증가했다. 현지 전략 차종의 개발 및 생산물량 확대가 시장 점유율을 늘린 배경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원동력은 제품력이다. 제품이 좋아야 판매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현대차 아반떼는 미국에서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포드 포커스와 폭스바겐 파사트를 앞섰다. 같은 달 미국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J.D.Power)는 2012년 브랜드 재구매율을 조사하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1위와 4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재구매율은 64%, 기아차는 59%였다. 2008년부터 3년간 현대차는 12계단, 기아차는 무려 23위 상승하는 결과로 주목받았다. 며칠 뒤 중국에선 CCTV 선정, '2011 올해의 차'에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2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뒤따랐다. 특히 쏘나타는 중형차 부문에서도 올해의 차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2월에는 유럽 전락형 차종 현대차 i40가 '유럽 카바디 어워드'를 수상했다. 차체 기술 관련 전문가 550명이 참여한 '2011 유럽 올해의 차체 기술상' 평가 결과였다. i40는 아우디 A6(2위), 벤츠 B클래스(3위)를 제쳤다. 고장력 강판 소재 적용, 차체 연결구조 개선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시아 메이커가 유럽에서 차체 기술상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에선 제네시스가 제이디파워 내구품질조사(VDS)에서 고급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역대 최고 점수인 81점을 얻었다. 현대차로선 벤츠 E클래스(83점), BMW 5시리즈(121점)를 눌렀다는 점에 고무되기도 했다. 곧바로 아반떼는 '2012 캐나다 올해의 차'에 뽑혔다.다. 특히 캐나다에선 엑센트와 기아차 K5(현지명 옵티마)가 최종 후보에 올라 현대기아차 3개 차종이 나란히 경쟁을 펼치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2월 끝자락 무렵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쏘나타를 중형차(Affordable Family Sedan) 부문 '최고의 차(Top Picks)'로 골랐다. 경쟁자인 닛산 알티마를 제쳐 미국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3월에는 미국 최대 중고차 잔존가치 평가업체인 ALG(Automotive Lease Guide)가 신형 그랜저의 3년 후 중고차 가치가 51%로 평가돼 대형차급(Full size Segment)에서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잔존가치 논란이 수그러들면서 제품에 대한 인지도 변화를 가져왔다.

 


 비슷한 시기 기아차는 모닝과 프라이드가 레드닷 디자인상을 4년 연속 수상했다. iF디자인상, IDEA 디자인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레드닷 디자인상(red dot Design Award)은 유럽에서 주관하는 것이어서 유럽 내 기아차의 디자인 입지를 각인시켰다. 이후 iF에 이어 IDEA 디자인상까지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은 기아차가 이뤄 낸 올해 최고의 성과로 꼽힌다.

 

 아반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올해의 차'에 오른 것도 그 즈음이다. 한국차로는 최초였고, 기아차 모닝도 호평을 얻으며 올해의 차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기아차는 같은 달 영국에서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영국 소비자단체 '휘치(Which)?'는 신형 리오(국내명 프라이드), 쏘렌토(국내명 쏘렌토R), 피칸토(국내명 모닝)가 테스트에서 매우 인상적인 결과를 보였고, 신형 씨드와 옵티마(국내명 K5)는 공도 주행시험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며 선정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5년 전과 비교할 때 가장 향상된 자동차 브랜드라는 점도 인정했다. 러시아 국민 150만명이 참여한 '올해의 신차'에 엑센트가 선정된 것은 3월의 끝 무렵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일군 성과였다.

 베이징모터쇼가 열린 5월, 아반떼는 '국제모터쇼 최고 인기 차종'이 됐다. 중국 소비자 670만명이 참여한 평가여서 신뢰도가 높았다. 소비자들이 직접 뽑은 만큼 판매에도 영향을 미쳐 아반떼 판매는 승승장구했다. 같은 달 미국 오토퍼시픽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고객 만족상'을 보냈다. 하이브리드를 미국에 내놓은 지 불과 1년 만의 일이었다.
  


 9월에도 낭보는 계속됐다. 중국질량협회가 발표한 '2012 고객품질만족도 조사'에서 엑센트와 아반떼HD, YF쏘나타, 기아차 프라이드, K5, 스포티지 등 6개 차종이 차급별 1위에 올랐다. 특히 엑센트와 프라이드는 경제형 세그먼트에서 공동 1위에 오르는 등 중국 내 위상이 재확인됐다. 뒤늦게 중국에 진출했지만 가장 먼저 중소형 시장을 휩쓴 메이커로 우뚝 섰다.

 

 남미에서의 위상은 진출 초기부터 확인됐다. 현지 전략형으로 내놓은 'HB20'이 '2012 브라질 올해의 차'에 등극한 것. 특히 HB20은 최종 심사에서 쉐보레 소닉, 시트로엥 C3, 푸조 308, 토요타 에티오스 등의 쟁쟁한 차종은 물론 2001년 이후 8차례나 올해의 차에 올랐던 피아트마저 눌렀다. 

 

 기아차가 '2012 세계 100대 브랜드'에 선정된 것은 10월의 일이다.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2012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전년대비 50% 상승한 40억8,900만 달러(약 4조6,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 87위에 랭크됐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은 세 번째 진입이었다.

   


 11월에는 현대차 에쿠스가 중동 지역 최초 자동차 월간지인 스포츠오토 선정 '2012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현대차는 그간 중소형차 경쟁력은 인정받았지만 대형차는 처음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BMW 7시리즈와 아우디 A8 등 독일차를 넘었다는 점도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

 

 호주에선 소비자 만족도 조사 기관 캔스타 블루가 3년 이내 신차를 구입한 7,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종합 만족도와 신뢰도, 가치 등 3개 부문에서 유일하게 최고 평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호평은 연말 미국에서 계속됐다. 미국 중고차 평가사인 ALG가 2013 잔존가치를 종합하면서 아반떼, 그랜저, 싼타페의 잔존가치가 가장 높다고 밝혀왔다. 혼다 시빅, 폭스바겐 골프, 토요타 코롤라 등 16개 경쟁차를 물리친 성과였다. 미국 소비자들이 그만큼 제품력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브랜드별 잔존가치에서도 현대차는 혼다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아차도 8위에 올라 중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스트래티직 비전은 현대차 에쿠스를 '미국 내 가장 가치 있는 차'로 선정했다. 에쿠스는 839점을 기록해 아우디 A8, 재규어 XJ, 벤츠 CLS 등을 앞섰다.

 

 이 같은 각종 수상은 무엇보다 기본 제품력에서 비롯됐다. 품질에 주력하면서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상품성을 구현한 결과 호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입장에서 볼 때 현지화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미국과 유럽, 중국 등지에 별도의 연구소를 보유한 것도 현지 전략 차종 개발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13년에도 해외 시장에 적극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몽구 회장은 지난 10일 해외 부문장이 모인 가운데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과 함께 "현대기아차의 생존은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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