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충돌 안전성 평가에서 폭스바겐 CC가 종합평점 92.6점을 얻어 꼴찌의 수모를 겪었다. 시험에 동원된 11개 차종 가운데 CC가 앞선 대상은 경차 레이에 불과했다. 그나마 두 차종 간 종합점수 차이도 1점에 그쳐 폭스바겐으로선 체면을 크게 구긴 셈이다.

 


 폭스바겐 CC가 최악의 평가를 받은 분야는 보행자 충돌 안전성이다. 해당 시험에서 CC가 얻은 점수는 16.7점(100점 만점)에 머물렀다. 최고 점수를 얻은 현대차 싼타페와 쉐보레 말리부의 63.3점과 비교하면 극과 극의 차이를 나타냈다.

 7일 평가를 주관했던 자동차안전연구원 성능평가실에 따르면 이번 보행자 안전성 평가는 시속 35㎞가 기준이지만 시속 40㎞로 진행됐다. 조건이 가혹했던 것. 그러나 조건 여부를 떠나 폭스바겐 CC는 다른 차종과 비교해 보행자 충돌 안전도 차이가 워낙 심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김규현 실장은 "폭스바겐 CC가 독일에서 생산되지만 북미 수출 차종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이어 "미국은 보행자 사고가 10%에 그쳐 별도의 보행자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는 반면 한국은 보행자 사고가 40%에 달해 시험을 한다"며 "폭스바겐이 CC를 미국에 수출하면서 보행자 안전성 평가를 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행자 시험에 별도 대응을 하지 못한 만큼 최악의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입장이 다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유럽 보행자 충돌 안전성에선 CC가 상대적으로 BMW 320 및 쉐보레 말리부와 비슷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실제 2010년 유럽신차안전도 평가 시험 결과 CC와 동일 차체인 파사트는 보행자 평가에서 54점을 얻었다. 이는 BMW 320의 53점, 쉐보레 말리부의 57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파사트와 CC의 차체가 같다는 점에서 CC의 국내 보행자 충돌 안전도 결과를 수입사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유럽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속 40㎞ 기준이 적용되고, 성인과 어린이 모형이 대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 마디로 동일 차종으로 한국과 유럽의 결과가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평가 결과를 존중하지만 유럽 평가 결과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보행자 충돌 안전성은 CC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보행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부터는 '보행자 보호를 위한 안전기준'을 현행 60점에서 70점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