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당초 약속을 어기고 제2공장 예정 부지 중 일부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르노삼성이 2000년 삼성자동차 인수 시절부터 줄곧 약속해온 제2공장 증설을 포기하고 시세차익을 노린 땅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6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신호동 제2공장 예정부지 66만여㎡(20만평) 중 10%가량인 5만9천400여㎡(1만8천여평)를 모 부동산컨설팅사에 매각의뢰해 놓은 상태다.

 

 현재 한 업체가 이 부지 매입의사를 밝히고 가계약을 했으며 부지 양도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신호동 부지는 총 165만여㎡(50여만평)로 이중 99만여㎡(30여만평)에는 생산공장 등이 들어서 있으며 나머지 66만여㎡(20여만평)은 제2공장 예정부지로 나대지 상태다.

 

 2000년 5조원이 투자된 삼성차를 헐값인 6천200억원에 인수한 르노삼성은 이후 제2공장 증설을 검토해왔지만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여지껏 이행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1990년대 삼성차 시절 부산시로부터 공장 건축을 위해 조성원가로 특혜분양을 받은 이 땅의 시세가 지난 20여년간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당시 3.3㎡(평)당 50만원대였던 땅값이 현재 3배 이상 오른 3.3㎡(평)당 16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어 2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더군다나 르노삼성이 공장설립 용도인 나대지 일부에 대한 매각시도를 하면서 제2공장 증설 포기는 물론 전체 나대지 66만여㎡(20여만평)의 매각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르노삼성의 한 관계자는 "축구장과 출고센터 사이에 위치한 해당 부지의 활용도가 떨어져 매각을 타진하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 등 공장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들어 내수 부진 등으로 경영상태가 힘들지만 생산량 등이 호전되면 제2공장 증설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해당 부지 매각이 성사되면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인허가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난해 르노삼성 제2공장 증설 촉구집회를 이끈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삼성차 인수 때부터 약속한 대대적인 투자와 제2공장 증설을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이 경영수입을 위해 특혜분양된 땅을 판다면 법적,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일"이라며 "제2공장 부지가 아닌 유휴부지를 매각한다해도 시세차익에 따른 매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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