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계약자 10명 중 8명이나 미니 쿠퍼 컨트리맨을 선택했대요. 물량도 별로 없어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데 뭘 사야할 지 고민이에요."

 

 4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도이치모터스 미니(MINI) 전시장. 생애 첫 차를 구입하기 위해 전시장을 방문한 직장인 김모 씨(26·여)는 "이왕 처음 살거면 깜찍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미니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근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판매점.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유태희 씨(29·여)는 "업무상 택시탈 일이 많아 차를 구입하기로 했다" 며 "주변의 조언과 개인 취향을 종합한 결과 K3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K3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유 씨는 "꼭 넣고 싶었던 미끄럼 방지 기능이 기본 옵션에 포함돼 있고, 통풍시트나 메모리 시트(운전석 위치를 기억해뒀다가 다시 자동 조절해주는 기능)같은 옵션도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성 운전자 증가에 따라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한 자동차 모델들이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여성운전자를 겨냥해 디자인과 편의성, 안전성 등을 갖춘 차량을 선보이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수입차 중에선 BMW 소형차 브랜드 '미니'가 특히 인기다. 올해 누적 판매대수(1~11월)는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한 5331대를 기록했다. 지난달엔 673대 팔렸다.

 

 강남 지역의 미니 매장 관계자는 "차량 구입 고객의 60~70% 가량이 여성" 이라며 "우리 매장엔 배우 손예진과 이민정이 직접 찾아와 미니 컨트리맨을 구입해 가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BMW에선 세련된 디자인의 1시리즈와 사륜구동으로 눈·비에 강한 X1, 3시리즈 투어링 등이 있다.

 

 BMW 공식수입원인 코오롱모터스 관계자는 "3시리즈 투어링은 왜건 모델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출력이 동급 모델 대비 뛰어나고 힘이 좋아 여성이 운전하기에 편하다"고 말했다.

 


배우 손예진(왼쪽)ㆍ이민정 / 한경DB 

  

 3시리즈 투어링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성능을 낸다. 지난 10월 출시된 3종은 두달 동안 각각 175대, 537, 41대 판매됐다.

 

 벤츠 'C클래스'와 폭스바겐 '골프' '비틀'도 수입차 가운데 여성이 주로 선택하는 모델이다. 골프는 실용성, 비틀은 독특한 디자인이 강점이라는 것이 폭스바겐 측 설명.

 

 딱정벌레차로 잘 알려진 비틀은 영화배우 배두나의 과거 애마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비틀 2세대 뉴비틀은 2005년 1월 국내 상륙해 판매종료 시점인 올 2월까지 총 2364대 팔렸다. 지난 10월 출시된 신형 '더비틀'은 지난달까지 211대 판매됐다.

 

 '시로코 R-라인'과 닛산 '큐브'도 여성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시로코 R-라인은 올 2월 발매를 시작했다. 누적 판매대수는 447대.

 

 폭스바겐 국내수입원 클라쎄오토 관계자는 "시로코 R-라인은 소녀시대 윤아가 소유하고 있는 차량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저희 매장에서 직접 디젤 모델로 사갔다" 며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스포츠 쿠페로 젊은층에게 인기있다"고 말했다.

 

 국산차 가운데 대표적 친(親) 여성 모델은 기아자동차 '레이'와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다. 레이는 독특한 박스형 디자인과 10여종의 다양한 색상으로 여성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경차에도 불구 공간 활용성이 넓어 영유아 자녀를 둔 여성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4만1395대. 이 중 여성 고객은 약 40%에 달한다.

 

 쉐보레 스파크 역시 대표적인 여성 친화형 모델이다. 레이와 마찬가지로 9종의 색상을 갖춰 선택폭이 넓고 스트라이프와 타투를 넣어 개성을 살릴 수도 있다. 쇼핑훅, 코트훅, 시트 언더 트레이(하이힐 보관함) 등 27개 수납공간을 갖췄다. 운전석 위에는 덮개식 화장 거울이 달렸다.

 

 한국GM에 따르면 스파크 등록 현황에서 남녀 비중은 각각 50%다. 실제론 아버지 또는 남편 명의로 등록해 여성이 운전하는 경우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파크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5만9829대 팔렸다.

 

 이밖에 국산차 중에선 '쏘울'과 '모닝' 'i30' 등도 여성 고객들이 선호하는 모델이다. 쏘울은 시트 위치가 높아 시야를 넓게 확보할 수 있고, 차량 뒷길이가 짧아 주차가 비교적 용이하다. i30에 장착된 '에스코트 헤드램프' 기능(미등이나 헤드램프를 켠 상태에서 시동을 끄면 30초간 램프가 작동되다 꺼짐)은 밤길이 무서운 여성 운전자들에게 유용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경차나 소형차뿐만 아니라 실용성을 강조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여성들에게 인기"라며 "디자인을 비롯 크기나 연비, 편의사양, 옵션 등 여성 운전자를 위한 모델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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