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평택항 국제자동차부두에 배가 들어오는 날짜만 기다립니다.”

 

 폭스바겐코리아 임원이 털어놓은 행복한 고민이다. 판매 물량이 부족해 차가 추가로 들어오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수입차 업체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 파는 것보다 본사에서 물량을 배정받으려고 경쟁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1만2470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최고 기록 1만2123대를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사상 최대인 13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항에 들어온 수입차들이 통관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도요타 제공 
  

○배 들어오는 대로 팔린다

 수입차 등록 대수는 3개월 연속 1만2000대를 넘기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1%(3240대)나 증가했다.

 

 디젤 엔진의 인기에 힘입어 독일 회사들이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가 전체 등록 대수 중 75.0%를 차지한다. BMW는 ‘배떼기’ 판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BMW 520d는 1~11월 7277대 팔렸다. 현대차 에쿠스(8569대) 판매량과 맞먹는다. 파사트를 내놓고 신차 공세를 펼쳤던 폭스바겐코리아는 2005년 1월 국내 법인이 설립된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월간 등록 대수 2000대를 넘겼다. 1위인 BMW(2703대)의 뒤를 이어 2개월 연속 브랜드별 판매 2위에 올랐다. 염혜지 폭스바겐코리아 차장은 “지난달에 티구안과 파사트 등 주문이 밀려 있던 물량이 들어와 실적이 좋았다”며 “지금도 티구안은 3~4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업계는 예약 대수를 감안하면 수입차의 월간 등록 대수와 베스트셀링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렉서스 ES300h 하이브리드는 10월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온 물량이 매진돼 약 180대 등록되는 데 그쳤지만 지난달 275대로 베스트셀링카 5위에 올랐다. 김성환 한국도요타 차장은 “최근 출시한 ES 하이브리드의 경우 주문량이 밀려 있어 평택항 외에 부관훼리호로 부산항에서 들여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잘 팔리는 한국시장 공략한다

 

 올 들어 11월까지 수입차 누적 등록 대수는 전년보다 23.7% 증가한 12만195대다. 올해 13만대를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수입차 업체의 물량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경제위기로 자국 내 판매가 줄어든 독일 회사들이 한국에 배정하는 물량을 늘리고 있어서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럭셔리카 부문의 블루오션이었던 중국마저 어려워지자 잘 팔리는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경기가 좋지 않지만 젊은 회사원 등 한국 소비자의 구매력과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BMW 3시리즈, 도요타 캠리 등 굵직한 베스트셀링 모델을 포함해 수입차 100여종이 쏟아졌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A클래스와 신형 S클래스, BMW는 3시리즈 GT, 5시리즈 페이스 리프트, 미니 페이스맨, 폭스바겐은 폴로와 신형 골프, 도요타는 아발론, 라브4, 렉서스 IS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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