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신도형 씨(34)는 최근 르노삼성자동차 대리점을 수소문해 구형 SM5(사진)를 구입했다. 지난 2일 부분 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이전 모델은 100만원 할인해줬기 때문이다.

 

 김희철 씨(30)는 지난 9월 기아차 K3를 구입하려다 20만원 저렴한 현대차 아반떼를 계약했다. 김씨는 “신차보다는 디자인이 식상하지만 요즘 같은 불황에는 경제성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불황형 소비가 늘고 있다. 신차 대신 할인폭이 큰 구형 모델로, 준중형차 대신 경차 위주로 판매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구형 SM5가 2710대 팔려 전달보다 38.3% 늘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보통 신차가 나오기 전에는 대기 고객들이 많아 이전 모델 판매량이 감소하는데 요즘은 가격을 깎아주는 구형을 더 찾는다”고 전했다.

 

 신차 효과도 미미하다. 지난달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기아차 K3는 7632대 팔리는 데 그쳤다. 현대차 아반떼(9812대)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르노삼성차가 지난 9월 출시한 SM3도 지난달 1372대 팔려 한 달 만에 판매량이 5.9% 줄었다.

 

 불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생계형 자동차 판매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트럭은 전달 대비 11.3%, 31.8% 각각 판매가 증가했다. 한국GM의 다마스와 라보도 전달에 비해 각각 23.6%, 42.1% 더 팔렸다. 현대차 포터는 공급이 부족해 출고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반면 스포츠카는 판매량이 급감했다. 기아차 벨로스터가 지난달 340대,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는 92대 팔려 전달 대비 각각 27.5%, 57.4% 줄었다.

 

 차급별로는 대형차에서 준중형차까지 판매 부진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1~10월 준중형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급감한 반면 경차와 소형차는 각각 10%, 20% 증가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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