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속도로에서 연쇄추돌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65명이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졸음 운전이다. 특히 요즘 같이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운전자들이 창문을 닫은 채 히터와 시트 열선을 많이 사용, 졸음운전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 6명 중 1명은 졸음운전이다. 졸음운전으로 미국에서만 한 해 평균 1,500명 이상의 운전자가 사망하고 7만1,000건의 부상이 발생한다. 전체적으로는 10만 건의 사고에 달한다. 모든 운전자의 55%가 한 번 이상 졸음 운전 경험이 있을 만큼 졸음 사고는 흔하다.

 

 한국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체 교통사고의 12% 이상이 졸음 운전으로 추정된다. 24시간 동안 수면 없이 운전하면 효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7%의 음주 운전과 같다. 특히 시속 100㎞ 이상 달릴 경우 1초만 졸아도 무방비 상태로 28m를 주행하게 된다. 3~4초 눈을 감으면 100m를 훌쩍 넘긴다는 말이다.

 졸음은 운전자의 시야를 좁히고, 감각을 둔하게 만들어 위험을 높인다. 또한 환각을 일으켜 급제동, 급핸들 조작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치사율이 다른 교통사고보다 3배 이상 높은 것만 봐도 위험성은 입증됐다. 사망률도 음주운전의 12배에 달한다.

 

 그래서 자동차에는 각종 졸음 방지 안전기능이 속속 들어서는 중이다. 안전띠와 에어백, 항공기 브레이크 시스템을 강화한 ABS(Anti-lock Braking System)가 그 대표적이다. 최근 IT와 결합한 '스마트 카'에는 각종 첨단 편의(Comfort Systems)와 능동안전 시스템(Active Safety System)이 도입되고, 스마트 폰에 있는 두대의 카메라를 이용한 졸음방지와 앞차와의 간격, 차선 이탈 감시 등을 지원하는 앱(App)도 있다.

 

 얼마 전 정부에서 교통사고 예방 첨단안전장치 시연회를 열고 2015년부터 운전자가 앞차를 보지 못해 가까워지면 속도를 자동 제어하는 긴급 제동 시스템(AEBS, Automatic Emergency Braking System)과 졸음이나 전방 주시 태만 등으로 차선을 벗어나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을 대형버스와 화물차에 의무화 한다고 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관리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이미 AEBS가 추돌사고를 약 20.6% 줄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고, 2013년부터 유럽연합도 의무화에 동참한다.

 

 자동차에 있어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안전은 필수다. 이런 전장 기능의 도입과 의무 장착은  반드시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장치도 인명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기능일 뿐 졸음의 원천 방지는 불가능하다. 졸음운전은 운전자 스스로 막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얘기다. 장시간 운전시 고속도로 졸음쉼터나 휴게소에서 적당히 머물러 주는 게 예방책이다.

 

 

김태식(자동차전장칼럼니스트, 재능대학 교수) autosoftcar@gmail.com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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