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작정하고 한국GM 노조 길들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흔들리지 말고 일치단결하면 GM은 끌려오게 돼있습니다"
 
 최근 한국GM 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GM이 2014년에 출시될 신형 쉐보레 크루즈를 한국GM 군산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이다. 노조 일각에서는 GM의 결정 자체를 '노조 길들이기'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한국GM 노조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임금체계 개선 교섭을 사측과 진행 중이다. 모기업 GM이 크루즈 생산중단을 무기로 노조 결속을 와해시키고 교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한다는 의심이다.
 
 GM은 세계 각지에 있는 공장 가운데 생산성이 높고 비용이 낮은 지역에 최적의 차종을 할당하는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신형 크루즈를 군산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겠다는 GM의 결정은 군산공장의 생산성이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진다는 말일수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와 임금체계 교섭을 진행중인 한국GM 노조 입장에서는 "교섭에서 양보하지 않을 경우 물량을 이전해 군산공장의 일감을 줄이겠다"는 일종의 협박으로도 들릴 법 하다.

 

 하지만 이 같은 '해석'을 바탕으로 교섭에서 투쟁의 수위를 더욱 강하게 높이기도 쉽지 않다는데 노조의 딜레마가 있다.
 
 GM이 일단 신형 크루즈를 군산에서 생산하지 않기로 했지만 과거 전례를 보면 추후 군산을 생산기지로 추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크루즈가 아니더라도 다른 신차 생산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GM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글로벌 생산시스템을 정비하기위한 작업의 일부일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아직 물량이전과 관련된 어떠한 공식결정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쟁일변도의 자세를 취할 경우 물량이전이 '실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보인다.

 이미 한국GM 노조는 올해 회사 출범 후 처음으로 두 달 가량의 부분파업을 벌인 상태다. 이번 협상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GM은 실제로 물량이전을 위한 주판알을 튀기기 시작할 수도 있다.

 결국 최악의 상황을 노조 스스로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셈이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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