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는 9일(현지시간) 브라질 생산공장 준공으로 유럽과 북미,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를 잇는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현대차가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완성됐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2002년 이후 중국, 미국, 인도, 체코, 러시아에 이어 이번 브라질까지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에 생산 거점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이를 통해 7개국 10개 공장에서 총 26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미국 30만대, 중국 100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체코 30만대, 러시아 20만대에 브라질 15만대를 더하면 해외 생산능력은 265만대가 된다. 기아차는 미국 30만대, 중국 44만대, 슬로바키아 30만대 등 104만대의 해외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전체 해외 생산능력은 369만대로 늘어나게 됐다.

 

 2013년 터키 공장의 생산능력이 10만대 늘어나고, 2014년 기아차 중국 3공장 완공으로 30만대 생산능력이 추가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능력은 409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4개국 모두에 현지 공장을 확보하게 된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브릭스 국가의 자동차 수요는 세계 경제 위기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단일 국가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떠올랐다. 브라질은 2010년부터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이 됐다. 2011년 현재 인도는 6위, 러시아는 7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브릭스 4개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 '톱10'에서 맹위를 떨치는 셈이다.

 

 2011년 기준 브릭스 4개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천515만대로 전 세계 판매의 34.1%를 차지했다. 지난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 세계 판매량이 4.8% 성장하는 데 그쳤으나 브릭스 4개국의 판매량은 8.5% 늘었다.

 

 세계 경제 위기에도 현대차가 비교적 선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브릭스에서 판매 우위를 유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제1, 제2공장에 이어 최근 가동을 시작한 제3공장 건설로 연간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인도의 제1, 제2공장은 60만대, 러시아 공장은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15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 완공으로 현대차는 브릭스 4개국 시장에서만 195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현대차의 전체 해외 공장 생산능력 265만대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브릭스의 성장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브라질 공장 준공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1976년 에콰도르에 포니 5대를 수출하며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지 36년 만이다.

 

 현대차는 중남미 진출 30년 만인 2006년 누적 수출 100만대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200만대를 달성했다. 브라질 공장 준공을 계기로 브라질은 물론 중남미 전체 자동차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브라질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도 내비쳤다. 정 회장은 "브라질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보고 추가 투자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자동차 판매량은 2009년 506만대에서 2010년 588만대, 2011년 643만대로 늘었다. 올해는 669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재순 기자 fidelis21c@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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