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브라질을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브라질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자동차산업협회(Anfavea)에 따르면 브라질의 자동차 판매량은 2002년 139만대에서 2011년에는 341만대로 늘었다. 연평균 14.5%의 성장세를 거듭하며 10년 사이 2.5배로 시장이 커진 것이다. 올해 판매량은 377만~3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2010년 332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유럽의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르면 2015년에는 판매량이 500만대로 늘어나 일본마저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량 역시 다국적 기업들이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대한 데 힘입어 2002년 세계 11위에서 2011년에는 세계 6위로 떠올랐다. 브라질에 생산 기반을 구축해 생산량을 확대하려는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가 대폭 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자동차산업협회(Anfavea)는 2017년까지 500억~600억 헤알(한화 약 27조5천억~33조원)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 시장에서 피아트,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빅4'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 자동차 기업 간의 생산능력 확대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생산능력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는 피아트다. 피아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100억 헤알(약 5조3천494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피아트는 2014년 상반기 안에 연간 100만대 이상의 생산 체제를 구축해 브라질 판매 1위 자리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시장점유율 2위인 폴크스바겐은 2014년까지 5억 달러(약 5천457억원)를 투자해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GM은 2009~2012년 50억 헤알(약 2조6천747억원)을 투자해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엔진공장을 신설했다. 포드 역시 최근 공장 증설을 통해 45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최근 판매 실적이 급상승하는 르노-닛산은 2014년 중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공장의 생산능력을 28만대에서 38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1950년대부터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도요타는 지난 9월 연간 18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2호 완성차 공장을 완공했다. 현지 전략형 모델 '에티오스(Etios)'를 앞세워 2013년에는 연간 판매 20만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혼다와 미쓰비시 등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앞다투어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체리를 비롯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8개의 중국 업체들은 수입 차종 확대와 현지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체리는 2013년 완공되는 공장에서 첫해 연간 5만대를 생산하고 1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 브라질 시장 점유율 3%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JAC는 6억 달러(약 6천549억원)를 투자해 2014년 연간 생산능력 12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9일 상파울루 주 내륙지역에 있는 피라시카바 시에서 현지 생산공장 준공식을 한다. 전체 139만㎡의 부지에 조성된 이 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완성차 생산설비를 갖췄다. 연간 생산능력은 15만대다.

 

 현대차는 브라질 시장을 겨냥한 전략 모델 HB20을 집중적으로 생산한다. HB20은 9월20일부터 양산이 시작됐으며 10월10일 공식 출시됐다. 연말까지 1만대 판매를 예상했으나 주문이 밀려들면서 판매량이 2만5천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브라질 정부는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토종 자동차 브랜드가 없는 탓에 다국적 기업의 자국 내 생산·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을 통한 자동차 관련 기술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 등 지역 국제기구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브라질은 중남미 자동차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순 기자 fidelis21c@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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