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제조, 와인수입 등 식음료업을 통해 성장해 온 동아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인 이희상 회장이 오너인 동아원은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수입해 판매하는 FMK의 대주주다.

밀가루를 만드는 이 회사가 왜 본업과 무관한 수입차 시장에 뛰어 들었는지는 업계에서는 알지 못한다. 이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밀가루, 와인, 차 등 일관성 없는 사업포트폴리오를 지적하자 “모두 누군가를 즐겁게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말이다. 굳이 따지자면 그의 사위인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과의 연관성이 더 커 보인다. 조 사장은 메르세데스-벤츠를 수입해 파는 더클래스효성의 주주다.

 

 대기업과 레이싱홍 등에 못지 않게 수입차 유통시장의 플레이어(딜러)로 등장한 것이 중견기업들이다.

 대기업의 수입차 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사이에 이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수입법인(importer)들이 초기 시설투자나 사업능력 등을 고려해 선정하다 보니 대기업을 제외할 경우 중견기업들이 딜러로 선택되고 있다.

 국내 부품업체나 유관업체들이 뛰어 들기에는 현대기아차나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눈치가 보이는 점 역시 이들이 딜러로 선택되는 이유다.

 ‘수입차=손 쉬운 돈벌이’라는 인식 때문에, 혹은 2, 3세들의 자녀들의 사업을 위해 발을 들여놓았다가 고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FMK는 2007년 매출이 41억원에서 지난해 322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도 제대로 내고 있지 못하다.

 같은 밀가루업계의 영남제분 역시 계열사인 SB모터스를 앞세워 올해 인피니티의 부산지역 딜러로 수입차를 팔기 시작했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참존도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수입차 판매를 하고 있다. 아우디 딜러인 참존모터스와 폭스바겐과 벤틀리 딜러인 참존오토모티브가 참존의 계열사다.
 
 참존모터스는 김광석 참존그룹 회장의 장남 김한균씨 66.7%의 지분을 갖고 있고 김한수씨가 2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참존오토모티브는 김한준씨가 40%를 갖고 있다.
 
 일진그룹은 혼다를 파는 일진자동차를 통해 수입차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굳이 수입차와 관련성을 찾자면 매연저감장치 등 자동차 관련제품을 생산해 그나마 유관업종으로 칠 수 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둘째사위인 김윤동 대표가 44.44%로 대주주다. 허 회장 27.78%, 김 대표의 부인인 허승은 씨가 27.78%를 각각 갖고 있다.

 

 직원 폭행사건으로 이윤재 회장이 구속된 생활용품업체 피죤은 2006년 혼다 딜러를 맡아 이 회장 딸인 이주연씨가 대주주인 피죤모터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10월 딜러권을 반납했다.
 
 극동유화 장홍선 회장과 특수관계인들 역시 아우디를 수입하는 고진모터스 지분 85.7%를 (특수관계인 포함) 소유하고 있다.
 
 포드를 수입하는 선인자동차도 장 회장과 장인우 근화제약 대표이사, 장선우 극동유화 전무, 장인주씨 등 자녀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밖에 한미석유의 박신광 회장과 아들 박재형 대표가 각각 16.60%, 51%를 소유한 한독모터스(BMW)도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수입차 시장에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판매가 저조한 브랜드를 선택하거나 방만한 경영으로 손실을 보는 경우다 적지 않다.
 
 앞서 언급한 동아원은 매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영업이익을 못 내고 있는 사례다. 참존모터스는 최근 이익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상태다.
 
 스테인리스와이어를 만드는 고려상사 계열의 스바루코리아는 금감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유통은 경쟁이 치열해져 더 이상 쉬운 시장이 아닌데사세를 키우거나 자녀들에게 회사 하나 차려준다는 식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시장만 혼탁하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강기택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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