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공공의 적이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언제나 1위여서다. 이런 이유로 경쟁사 신차발표회에 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경쟁차종으로 BMW를 꼽는다"는 얘기다. 업계 1위인 BMW를 넘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유독 BMW 인기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에선 할인폭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만 할인은 경쟁사도 폭이 결코 좁지 않다. 따라서 할인을 비판하는 것은 시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기의 여러 요인 중 하나는 제품전략이다. 현재 BMW코리아가 국내에 판매하는 제품은 모두 65가지다. 패키지까지 포함하면 94종에 이른다. 단일 브랜드로는 그야말로 엄청난 제품군이다. 자동차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중형 세단과 준중형 왜건, 대형 SUV, 고성능 차종 등 없는 게 없다. 같은 차급이라도 끊임없는 파생 차종으로 소비자를 적극 유혹한다. 최근에는 3,000만원대 소형 해치백 1시리즈를 출시해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이 같은 제품전략은 소비자에게 선택폭을 넓혀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어떤 취향의 소비자도 흡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는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BMW를 골라 계약서를 작성하기만 하면 된다.

 


 두 번째는 확실한 메시지 전달이다. BMW 슬로건은 '조이(Joy)'와 '이피션트다이내믹스(EfficientDynamics))'다. 온갖 미사여구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경쟁사 슬로건에 비하면 '재미(Joy)'와 효율(EfficientDynamics)은 단순 그 자체다. 5시리즈 디젤이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재미와 효율에 적합해서다.

 

 세 번째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수입사 최초로 만든 BMW미래재단은 자동차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실천이다. 소비자 또한 구입 금액의 일부를 재단에 기부해 나눔을 함께 한다. 오로지 수익만 취하는 독일의 다른 경쟁사와 확실히 차별되는 점이다. 게다가 재단까지 만들어 실천하는 회사는 BMW가 유일하다. 그만큼 기업이미지가 제고된다.

 

 
 인천 영종도에 들어설 BMW 드라이빙센터도 마찬가지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지구 상에 세 곳밖에 없다. 그 가운데 두 곳은 공장이 위치한 독일(뮌헨, 베를린), 미국(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다. 생산기지 없는 드라이빙센터는 한국이 유일하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영리추구가 목적이다. BMW코리아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익 추구 방법은 조금 다르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제품보다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판매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소비자와 BMW의 가치를 공유할 지 고민한다. 재단을 직접 만든 것도, 드라이빙센터를 세우는 것도 가치 공유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경쟁사가 하지 못하는 것을 이뤄내는 것, BMW가 수입차 시장 내 공공의 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