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되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차종은 큰 기대를 하긴 힘들다. 신차 효과가 떨어진 시점에서 디자인이나 편의사양 등 일부 품목을 개선한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개조차’라도 신차 같은 이미지가 강조된다. 지난달 새로 나온 기아차 뉴 K7에 이어 르노삼성차 SM5 또한 성형수술을 거쳐 3.5세대 새 모델로 진화했다.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에서 2년 만에 바뀐 신형 SM5를 타봤다. 차명은 뉴 SM5 플래티넘. 시승은 파주출판단지 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돌아오는 왕복 58km 구간에서 이뤄졌다. SM5 시승은 올 들어 SM5 에코 임프레션에 이어 두 번째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19.8kg·m인 배기량 1998cc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그럼에도 자유로를 달릴 때 승차감은 향상됐다는 느낌을 줬다. 이와 관련, 이우택 르노삼성 부장(제품개발 담당)은 “무단변속기(CVT) 기술은 SM5의 최대 장점”이라며 “가속 시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승차감은 동급 중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시속 140km 이상 속도를 높일 때 스티어링휠(핸들)의 움직임은 전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속도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차속감응 전자식 파워스티어링휠이 채택됐다. 다만 시속 100km 미만에서 풍절음(바람 가르는 소리)은 적었으나 그 이상 속도를 높이면 주행 소음이 커졌다.

 

 르노삼성은 뉴 SM5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외관 스타일 개선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후드 캐릭터 라인을 만들고 그릴을 대담하게 바꾸었으며 앞뒤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로 교체했다. 차체 크기는 전폭을 30mm 늘리고 전고는 5mm 낮춰 쏘나타나 K5와 같이 외형에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존재감은 이전보단 강해졌다.

 

 실내는 첨단 편의사양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운전석 센터페시아에 장착된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통해 ‘스마트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SM5 구매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스마트 에코(eco)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에코 모니터링(경제운전 지원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소비자 가격은 2180만~2759만 원으로 트림별로 평균 1.8%(42만 원) 올랐다. 회사측은 국내 제조사들이 개조차에 적용하는 평균 2%의 차값 인상분과 비교하면 신사양 대비 가격 인상 폭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SM5는 르노삼성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 차지하는 주력 모델이다. 새 SM5의 판매 여부에 따라 내년에 르노삼성의 입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SM5 신상품이 쏘나타와 K5로 눈을 돌렸던 소비자를 다시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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