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패밀리룩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K3, K5, K7, K9 등과 스포티지, 쏘렌토R 등 대부분 차종에 일명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이 반영됐고, 이제는 누가 봐도 외형만 보면 기아차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강렬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 A필러가 누운 각도나 곡선을 그리는 루프 실루엣, 측면 유리의 형태도 유사하다. 그만큼 디자인 정체성이 매우 뚜렷해졌다.

 
 패밀리룩은 브랜드 고유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대표적이다. 벤츠 그릴은 곧게 뻗은 가로 선이 클래식함을 강조한다. 차를 웅장하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BMW 키드니 그릴은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아우디에 적용된 커다란 모노 프레임은 역동성과 강인함을 나타낸다.

 

 이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는 오랜 세월 쌓아온 각자의 정체성이나 추구하는 바가 뚜렷한 만큼 개성 넘치는 패밀리룩이 가능하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소비자 입장에서도 거부감이 적다. 오히려 브랜드 특유의 패밀리룩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배경으로 기아차 역시 지난 2007년 현대차로부터 디자인 독립을 선언한 후 꾸준히 패밀리룩을 실현해 왔다. 직선의 단순함을 내세워 강인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연이어 내놓은 K시리즈가 성공에 도달하며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은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최근 피터 슈라이어 효과가 끝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기아차 K3가 등장하면서 나름대로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일선 영업 현장에선 기아차 디자인에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가진다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K5가 디자인 대박을 맞으며 소비자에게 강하게 인식된 탓에 비슷한 K3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물론 패밀리룩은 모든 자동차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려면 필수 과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차별성이다. 기아차 일선 영업 현장에선 "소비자들이 K3 디자인을 새롭게 받아들이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말을 한다. 이전 K5와 K7을 통해 이미 친숙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기아차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다양하고 상품성 있는 제품,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특히 디자인이 차지한 비중은 상당했다. 하지만 차별성은 다르다. 그래서 패밀리룩을 유지하되 차급별 디자인 차별화 전략이 주목된다.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의 차세대 모습이 궁금하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