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본고장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본사가 위치한 슈투트가르트에선 다양한 브랜드의 차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10대 중 7대가 현대·기아차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독일의 아스팔트는 엠블럼이 제각각인 이색적인 차들로 넘쳐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슈투트가르트에서 벤츠 CLS 쿠페의 파생 모델인 ‘CLS 슈팅브레이크(Shooting Brake)’를 직접 시승해 볼 기회가 생겼다. 내년 한국 시장에 나오는 신차를 미리 타본 셈. 벤츠가 국내 언론에 이 차를 소개한 것은 처음이다. 

 

 슈투트가르트 거리 곳곳에선 왜건형 세단이 유독 많이 보였다. 벤츠 E클래스 왜건, 아우디 A4 왜건, 폭스바겐 파사트 왜건 등은 흔한 아이템이다. 차를 고를 때 트렁크 공간까지 실용적으로 쓰길 원하는 유럽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벤츠가 최근 독일 시장에 출시한 2013년형 CLS 슈팅브레이크도 예외는 아니다.

 

 시승은 슈투트가르트 일대 아우토반(고속도로)과 산길, 시골길 등 다양한 코스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슈투트가르트의 시내는 서울과 같은 교통 체증이 없어 아침 출근 길이 혼잡하지 않았다. 오전 8시30분부터 시승했지만 차량 흐름이 원활해 막힘 없이 도로를 뚫고 지나갔다.

 

 시내를 벗어나 시외로 나가면 붉은색 지붕의 주택들이 모여 있는 동화 같은 마을이 나타난다. 슈투트가르트를 둘러싸고 있는 변두리 산중턱에 오르면 도시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울창한 숲이 도시를 덮은 풍경은 한 폭의 풍경화가 떠오른다.

 

 CLS 슈팅브레이크는 5도어 왜건형 세단이다. 하지만 외관 디자인은 쿠페형 설계로 전고가 낮아 엉덩이가 왜건 같은 느낌은 크지 않다. 뒷모습은 포르쉐의 4도어 세단 파나메라와 흡사하다.

 
 

 
시승차는 CLS 슈팅브레이크 트림(등급) 중 엔트리급 모델에 해당하는 CLS 250 CDI. 최대 205마력을 내는 직렬 4기통 2.1ℓ 터보디젤 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DCT) 변속기를 얹었고 패들시프트(기어변속장치)를 지원한다.

 

 시트에 앉아 액셀 페달을 밟았다. 속도를 올릴 때도 디젤 엔진의 소음이 거의 없었다. 주행 정숙성도 뛰어나 차를 타고 있으면 가솔린인지 디젤인지 구분이 쉽지 않았다.

 

 아우토반 1차로에서 시속 200km가까이 속도를 내봤다. 흔들림 없이 가속이 붙는다. 서스펜션을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안정감은 더해진다. 단순히 주행 성능만 놓고 보면 왜건보단 쿠페에 가깝다. 후륜구동 왜건이 주는 정교한 핸들링도 일품이다.

 

 쿠페도 실용적일 수 있을까? 답은 여기 있다. 고성능 쿠페 같은 달리기 솜씨와 1550ℓ의 넉넉한 트렁크 사용은 CLS 슈팅브레이크의 매력을 더해준다. 한국에선 E클래스 고객 중 실용성을 좀더 필요로 하는 운전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 같다. 유럽의 소비자 가격은 약 5만유로(7200만원).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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