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에 '변속기 전쟁'이 한창이다. 경기 불황과 고유가가 겹치며 연비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변속기는 엔진에서 나온 동력을 바퀴에 효율적으로 분할해 전달하는 역할을 해 연비 효율성은 변속기 성능에 크게 좌우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변속기 단수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거나 아예 무단 변속기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

 

 

 ◇ 현대차, "고단 변속기로 승부"=현대자동차는 프리미엄 모델인 에쿠스와 제네시스에 8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기아차 K9과 모하비에도 이 변속기가 적용된다.

 

 8단 후륜 자동변속기는 현대차가 100% 순수 독자 기술로 완성차 업체 가운데 세계 최초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기존 제네시스와 에쿠스 차량에 적용되던 독일 ZF와 일본 아이신의 6단 후륜 자동변속기를 대체할 수 있는 독자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현재 현대차는 변속기 단수를 한 단계 올려 10단 변속기를 개발하고 있다. 10단은 변속기 구조상 연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 허용 단수다.

 

 현대차가 변속기 단수 높이기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연비를 높이는 동시에 주행 성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단 변속기의 효율성은 건물 계단을 오를 때 계단 단수가 많을 수록 힘이 덜 드는 원리로 설명된다.

 

 건물 한 개 층을 오른다고 가정할 때 계단 단수가 4개라면 보폭도 넓게 잡아야 하고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계단 단수가 8개라면 보폭을 줄이며 쉽게 오를 수 있다. 4단 변속기를 단 차량보다 8단 변속기를 단 차량이 연비가 좋은 이다. 
 

 


르노삼성 뉴 SM3

 

 ◇ 르노삼성, '무단변속기' 단 SM3로 연비 높여=반면 르노삼성은 단수를 끌어올리는 대신 무단변속기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연비를 높인다.

 

 무단 변속기는 고단 변속기와 달리 변속이 매우 짧은 범위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변속 쇼크가 상대적으로 작고 동력 손실도 적어 정속 주행 시 연비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르노삼성의 신차 뉴 SM3에는 X-CVT 무단변속기가 장착되는데 신 연비 기준으로 경차와 맞먹는 15km/L의 연비를 낸다. 이 변속기는 닛산의 자회사인 자트코에서 개발·생산된다.

 

 X-CVT는 기존 무단 변속기에 보조 변속기를 달아 연비는 물론 초기 가속 성능과 정속 주행 성능을 개선한 변속기다. 또 변속기 무게를 13% 이상 줄이는 강도 높은 경량화를 통해 연비 성능도 한층 끌어올렸다. 
 
 


폭스바겐 파사트

 

 ◇ 폭스바겐,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장점 조합=폭스바겐코리아는 폭스바겐그룹의 변속기 DSG(Direct Shift Gearbox)를 탑재한 모델을 수입·판매해 국내 자동차 시장 연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

 

 DSG는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장점이 결합된 변속기로 수동변속기 처럼 기어를 건너뛰어 저단으로 변속할 수도 있다.

 

 기어 변속에 소요되는 시간은 단 0.02초로 수동변속기보다 변속이 빠르다. 또 토크 컨버터의 슬립 현상으로 구동손실이 발생하는 일반 자동 변속기와 달리 이상적인 기어비 선택도 가능하다. 폭스바겐그룹은 2003년부터 DSG를 다양한 모델에 탑재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모델 골프와 중형세단 파사트, CC를 비롯,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과 투아렉 등 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판매중인 거의 모든 모델에 DSG가 적용돼 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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