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K9의 판매증진을 위해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기아차는 10월중 K9 구매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펼친다고 8일 밝혔다. K9의 지난 9월 판매실적이 4개월 전 출시 첫 달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심각한 부진에 빠진 데 따른 조치다.

 

 
 K9의 판매실적은 지난 5월 1,500대를 시작으로 6월 1,703대 이후 7월 1,400대, 8월 801대로 하향곡선을 탔다. 급기야는 9월 700대로 곤두박질쳤다. 회사측 판매목표가 월 1,500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패'에 가깝다. 통상 출시 3개월까지 유지되는 '신차효과'를 누리지 못한 건 물론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도 보지 못했다. 오히려 판매가 떨어진 것. 같은 기간 제네시스의 판매가 1,066대에서 1,946대로 82.6%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K9 부진 원인으로는 '가격과 브랜드의 열세'가 꼽힌다. 판매가격이 주력 트림 기준으로 6,000만 원대에 달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보다 훨씬 비싼 건 물론 독일산 인기 수입차들에 비해 차이가 없다. 즉, 기아차가 만든 K9을 살 수 있는 돈이라면 벤츠, BMW, 아우디 등을 구입할 수 있어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다. 현대차 에쿠스의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에쿠스는 확고한 구매층이 형성돼 있는 반면 K9은 이도저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기아차는 이에 따라 플래그십의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해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먼저 10월 한 달간 K9을 현금으로 사면 255만 원을 깎아주거나 DIS 내비게이션을 무상으로 장착해준다. 또 차값의 30% 이상을 지급하면 1% 저금리 할부를 이용할 수 있거나 255만 원 상당의 9.2인치 UVO 내비게이션을 달아준다.
 
 그 뿐 아니다. 출고·등록 후 품질에 불만이 생기면 1개월 이내(주행거리 1,500㎞ 미만)에 새 차로 교환해준다. 주유 시 최대 6개월간 ℓ당 1,000원씩 지원하는(월 20만 원 한도) '주유 반값 할인 서비스' 또는 국내 특급호텔의 숙박과 식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특급호텔 패키지'도 고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은 그 브랜드의 얼굴로, K9의 부진은 기아차의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를 줬을 것"이라며 "가격,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 열세인 K9이 부진을 떨어내는 방법은 결국 판매조건을 손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프로모션은 미봉책일 뿐이어서 처음부터 지나치게 거품을 안고 태어난 K9은 앞으로 기아차에 큰 숙제를 안겨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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