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가 변하고 있다. 단순히 판매나 제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브랜드로 내세우는 'PYL'은 참신한 광고와 CM송으로 변화된 현대차를 표현하고, 약점으로 여겨졌던 서비스도 크게 향상됐다.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수입차 못지않은 대접과 정비 시스템에 호평을 보냈을 것이다. 팔고 나면 그만이었던 과거 관행에서 조금씩 벗어나 즐거움을 주는 회사로 바뀌는 중이다. 

 

 
 물론 인터넷 등에선 여전히 현대차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개인의 경험이 쉽게 달라지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좋은 회사로 급변하지 않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점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현대차를 보면 변하지 않는 게 있다. 경직된 기업 문화, 그 중에서도 근무 복장이다. 공장이야 그렇다 해도 양재동 본사의 아침 출근 풍경은 마치 정부종합청사를 방불케 할 만큼 천편일률적이다. 보수적인 색채가 진한 직원들의 옷차림은 창조적 행보와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광고 등에선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지만 진한 감색 위주의 일관된 양복을 보면 '친근함'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사실 이 같은 기업 문화는 현대차를 지금까지 키워온 원동력이란 해석도 있다. 일사분란한 조직력이 가져 온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일컬어지며,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탄탄한 조직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올해 초 양적 팽창보다 질적 도약을 선언했다. 그러자면 사고의 유연함이 뒤따라야 한다. 생각이 자유로워지면 행동과 기업 문화도 창조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피어나는 상상력이 현대차 발전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지난해 '소통'을 유난히 강조했다. 소비자와의 단절된 소통이 현대차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만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관련 행사도 많이 열었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현대차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회사 내 소통은 신통치 못했던 것 같다. 젊은 직원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없고, 상상력을 펼치면 상사들의 말 한 마디에 공중 분해되기 일쑤다. 얼마 전 만난 현대차 젊은 직원의 자조 섞인 푸념에는 이 같은 소통 부재가 담겨 있었던 셈이다.     

 

 현대차를 보면서 패션 속옷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를 떠올렸다. 그 회사는 '패션의 시작은 속옷'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패션'을 공감대로 끌어내 얻은 효과였다. 젊어지려는 현대차도 무언가 젊은층의 관심사를 엮는 게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교복같은 복장은 젊은층에게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지 않을까 한다. 요즘은 정장을 선호하는 젊은층도 그리 많지 않다. 젊은층에게 다가가려면 넥타이부터 풀라고 말해주고 싶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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