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타고다니는 차량이 에쿠스 일색에서 에쿠스와 카니발, 제네시스의 3파전으로 다양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21일 국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일 기준 국회 사무처에 차량을 등록한 298명의 국회의원 중 18.12%에 달하는 54명이 현대차의 에쿠스를 선택했다. 두 번째로 많이 등록된 차량은 기아차의 카니발(51대, 17.11%)이었다. 현대차 제네시스(43대, 14.43%)·그랜저(38대, 12.75%)가 그 뒤를 이었다. 기아차 K시리즈도 인기다. K9이 12대(4.03%), K7이 10대(3.36%), K5가 2대(0.67%) 등록됐다.

 

 에쿠스만 즐비했던 18대 국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8대 국회에선 4분의 1 이상인 76명(올해 1월11일 기준)이 에쿠스를 선택했다. 쌍용차 체어맨(41대, 13.95%)과 기아 카니발(40대, 13.61%)의 인기도 좋았지만, 에쿠스와는 큰 차이가 났다. 보좌진 사이에서 “국회의원들이 모이면 검은색 에쿠스밖에 안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국회의원들의 ‘탈 에쿠스’ 현상은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2008년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국회 관계자는 “2008년 현대차 제네시스가 출시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 제네시스를 선택하는 국회의원이 많아졌다”며 “최근에는 K9과 K7의 인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K시리즈를 타는 의원들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에쿠스가 너무 권위적인 느낌을 준다고 생각해 다른 종류의 세단을 선택하는 의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니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그랜드카니발과 그랜드카니발 리무진까지 더한 기준으로 따지면 26.17%에 달하는 78대가 등록됐다. 에쿠스보다도 인기가 많은 셈이다. 18대 국회(60대, 20.41%)와 비교하면 18대 늘었다.

 

 한 의원실 보좌관은 “카니발의 장점은 무엇보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역구가 지방에 있는 국회의원, 특히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많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에게 ‘일꾼’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카니발을 선택했다는 의원실도 있었다.

 

 반면 체어맨과 기아차 오피러스를 선택한 의원들은 줄었다. 체어맨을 선택한 의원은 18대 41명에서 19대 14명으로, 오피러스를 선택한 의원은 11명에서 4명으로 감소했다.

 

 이 밖에 19대 의원 중 9명(3.02%)이 현대차 쏘나타를, 6명(2.01%)이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르노삼성자동차의 SM5를 택했다. 싼타페와 투싼 i30(이상 현대차), 모하비 스포티지(기아차), 알페온 토스카 스테이츠맨(한국GM), 로디우스(쌍용차) 등을 선택한 국회의원도 있었다. 18대 국회에서는 외제차(렉서스)가 한 대 등록됐지만, 19대에서는 한 대도 없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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