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미쓰비시 RVR이야. 배기량 2000cc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지. 나는 소비자들이 선택을 주저하는 네 가지를 갖고 있어. 사람들은 왜! 감성품질을 좋아하는가. 사람들은 왜! 선루프를 찾는가. 사람들은 왜! 부드러운 승차감을 강조하는가. 소비자들은 왜! 디젤 SUV를 선호하는가.

 

 그래 맞는 말이야. 내 인테리어, 고급스럽지 않아. 투박한 플라스틱 재질로 가득 채워져 있지. ‘삑뽁삑뽁’ 하는 깜빡이 소리도 거슬려. 전륜구동과 4륜구동 두 가지로 이뤄져 있는데 전륜구동 모델은 그 흔한 액정표시장치(LCD)화면도 없어. 4륜구동 모델로 올라가야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있지. 선루프도 갖고 있지 않아. 물론 4륜구동 모델에는 파노라믹 선루프가 달려 있어. 문제는 열리지 않는다는 것. 민망해.

 

 승차감? 그래 나 부드럽지 않아. 거친 남자야. 노면의 질감을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편이지. 마지막으로 연비. 나는 식성이 좋은 편이야. 그래서 공인연비는 12.4㎞/ℓ이지만 실제 연비는 8㎞/ℓ정도에 머물고 있지.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내가 디젤이 아닌 휘발유를 먹는다는 이유로 뒤도 안 돌아보고 돌아가고 막 그러더군. 
 
 그런데 말이야. 오해하지 말고 들어. 외관이 이 정도 생겼으면 인테리어는 좀 뒤떨어져도 되잖아!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진 수려한 외관, 과감한 프런트 그릴은 볼수록 매력이 넘친다고. 승차감이 투박하고 촌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 이래봬도 자동차 선진국 일본에서 만들어진 차라고. 승차감은 투박한 편이지만 오프로드의 감성을 중시하는 분들에겐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최대출력이 150마력임에도 불구하고 꽤 다이내믹한 주행성능도 맛볼 수 있어. 그리고 내 스티어링휠(운전대) 돌려봤어? 안 돌려본 사람은 말을 말아야 돼. 부드러운 핸들링은 일품이라고. 차는 모름지기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세 가지 기본기를 갖고 있어야 해.

 

 나의 진짜 강점은 가격이야. 전륜구동 모델은 3140만원, 4륜구동은 3440만원이지. 요즘 150만원 할인행사 중이니 이 가격이면 기아차 쏘렌토(2597만~3746만원) 같은 국산 SUV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잖아. 그러니 오해하지들 마. 마음만은 레인지로버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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