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21일 한라공조 인수와 관련해 “시간이 걸린다”며 “(입장이) 정리되면 말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사학회의 제18회 창업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는 한라공조의 대주주 비스티온이 한라공조에 전세계 공조 부문을 합병키로 한 조치에 대해 즉각 대응하기 보다 추이를 지켜 보며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한라공조가 합병을 완료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한라그룹이 당장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라그룹은 만도를 앞세워 국민연금과 함께 옛 계열사인 한라공조를 되찾아오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비스티온은 한라공조의 몸값을 높이는 방법으로 맞서고 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비스티온으로서는 한라공조에 대해 공개매수가 좌절된 만큼 최대한 높은 가격에 한라공조를 팔겠다는 것.
 
 일차적으로 지난달 10일 한라공조가 해외 법인의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클라이미트글로벌유한회사를 흡수합병키로 했으며 이번에 비스티온의 공조 사업부까지 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라그룹에서는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한라그룹은 계열사인 만도가 발레오, 덴소 등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플랜B’로 준비하고 있다. 인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이 방법을 택할 수 있다며 비스티온을 압박한 것.
 
 그러나 이 역시 부지설립이나 시설투자 뿐 아니라 기술과 인력확보에 적지 않은 자금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업계에서는 비스티온의 한라공조 가격 높이기에 한라그룹이 실제 어떤 카드로 반격할지 주목하고 있다.

 

 

강기택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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