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자국 '국민 기업'인 피아트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피아트가 유럽 비즈니스 악화를 계기로 생산 거점을 이탈리아에서 궁극적으로 제휴사인 크라이슬러가 있는 미국으로 옮기려는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급기야 마리오 몬티 총리까지 나서서 22일(현지시간)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와 담판한다.

 

 이 자리에서는 피아트와 관련된 "전략적 문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AP는 전했다.

 

 몬티는 피아트 노조에도 '생산성을 높여 회사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담판에 앞서 엘사 포르네로 사회복지장관을 비롯한 이탈리아 각료들도 잇따라 '피아트가 이탈리아를 떠나서는 안 된다'며 경영진에 긴급 회동을 제의했다.

 

 마르치오네는 지난주 애초 200억 달러를 이탈리아 설비 확장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보류한다고 선언해 이탈리아 정부와 노동계를 긴장시켰다.

 

 마르치오네는 그러면서도 피아트가 장기적으로 이탈리아에서 계속 생산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언제 투자 계획을 되살릴 것인지는 함구했다.

 

 또 앞으로 공장을 폐쇄하고 인원을 줄일지에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899년 창업한 피아트는 전 세계에 모두 19만 7천 명이 고용돼 있으며 이 가운데 8만 명이 이탈리아서 일한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20일 피아트가 유럽 관리직 20%를 조용히 감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귀띔했다.

 

 그는 유럽 내 고위 관리직 500명 가운데 110명을 감원하고 있다면서 지난 6월부터 해당자에게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100명이 이탈리아에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으로 덧붙였다.

 

 피아트는 감량 경영의 하나로 올해 유럽에서 5억 유로의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모델 출시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치오네는 지난달 인력 감축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유럽 비즈니스가 빨라야 2014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AP에 의하면 유럽 자동차 판매는 지난 7월과 8월 전년대비 각각 7.5%와 8.5%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아트의 유럽 점유율도 6.5%에서 5.2%로 떨어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앞서 자국 대표 자동차 회사인 푸조 시트로앵의 공장 폐쇄와 감원 발표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가 불과 두 달여 만에 "경영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후퇴했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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