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간 과당경쟁 속에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소가 속출하는 등 주유소업계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들어 7월까지 폐업한 주유소 수는 174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124곳)보다 40% 증가했다. 폐업 주유소 수는 2008년 101곳, 2009년 109곳, 2010년 127곳 등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작년에는 205곳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매달 10개에서 많게는 30여곳의 주유소가 폐업 신청을 하고 있어 연말에는 300곳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업이 급격히 늘면서 전체 주유소 수도 줄기 시작했다. 연말 기준으로 2007년 1만2천139개, 2008년 1만2천498개, 2009년 1만2천862개, 2010년 1만3천3개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작년 사상 처음으로 폐업이 신규등록을 초과하면서 1만2천901개로 떨어졌다. 올해도 7월 현재 1만2천892개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폐업 주유소가 증가한 것은 주요소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익률이 급전직하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주유소간 경쟁을 유도한 작년부터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졌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주유소의 평균 매출이익률이 4%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며 "카드수수료 1.5%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빼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1월부터 영업에 들어간 알뜰주유소의 영향으로 가격 인하 경쟁이 더욱 격해지면서 폐업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농협이 재작년부터 주유소사업을 확대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농협은 현재 400여개의 자사브랜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지방의 경우 자영주유소가 발붙이기 쉽지 않은 구조다.

 

 근본적으로는 주유소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 지적된다. 7월 기준으로 국내 주유소 수는 총 1만2천852개로, 인구와 국토면적이 각각 1.5배인 영국보다도 4천여개가 많다. 자영주유소연합회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상태를 넘어 수급 균형이 무너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인구와 국토면적을 고려한 적정 주유소 수를 7천~8천여개로 잡고 있다. 주유소협회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초반 6만개에 이르던 주유소 수가 10년간의 구조조정으로 3만4천개까지 줄었다"며 "우리도 일본처럼 적정 수준의 규모가 될 때까지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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