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으려면 어느 정도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절대 손을 대면 안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롤스로이스가 108년 역사에 지켜온 그 유전자는 바로 최고의 품질(best quality)입니다."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의 최고경영자(CEO) 토르스텐 뮐러-외트뵈스(52)는 방한 이틀째인 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롤스로이스를 이렇게 설명했다.

 

 롤스로이스는 마이바흐, 벤틀리와 함께 3대 최고급 명차로 꼽히는 브랜드다. 1906년 영국 엔지니어 헨리 로이스와 귀족 출신 기업인 찰스 롤스가 손잡고 설립해 현재는 독일 BMW그룹의 일원이다.

 

 5억~7억원대의 초고가에 맞춤형 수제작 시스템, 치밀한 고객 관리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뮐러-외트뵈스 CEO는 "108년간 만들어진 롤스로이스 차의 75%가 아직도 주행 중"이라며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한 대를 만드는 데 450시간 이상이 들어가며 전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롤스로이스에는 붓으로 차에 선을 그리는 장인이 단 한 명 있는데 이 기술은 그의 아들에게 전수됐습니다."

 

 그는 1988년 수습사원으로 BMW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강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를 글로벌 브랜드로 재탄생시킨 주역으로 활약한 이후 2010년부터 럭셔리카 브랜드 롤스로이스를 이끌고 있다.

 

 "미니와 롤스로이스 모두 강한 개성과 정체성을 지닌 영국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니에서 얻은 교훈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무엇에 손대고 손대지 말아야 할지 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계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감으로만 알 수 있는 거죠. 이를 롤스로이스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가 손대지 않은 전통이 '숫자(판매량)보다 품질에 집중한다'는 철학이라면, 현재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 손을 댄 부분은 새로운 차종 출시다.

 

 롤스로이스는 3년 전 기존 '팬텀'보다 젊은 층을 공략하는 모델인 '고스트'를 내놓았다. 운전대를 기사에게 맡기는(chauffeur-driven) 차가 아닌 소유주가 직접 운전하는 즐거움을 누리는(owner-driven) 차다.

 

 "'팬텀'보다 눈에 덜 띄는 외관에 운전자 중심인 '고스트' 구입자의 80%는 롤스로이스를 처음 산 고객입니다. 타봐야 그 가치를 아는 차인 롤스로이스를 추가로 구매할 고객을 새로 확보한 겁니다."

 

 롤스로이스는 국내에는 2004년 7월 처음 진출했다. 올해 1~8월 판매량은 19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8% 성장했다. 첫해인 2004년 5대가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롤스로이스 CEO가 창립 이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더 많은 고객을 만날 기회를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1곳인 한국 내 전시장을 추가하는 방안을 딜러인 코오롱모터스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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