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차 가격이 연식변경과 신차 출시 때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업체들은 보강된 편의장치 등에 따른 정상적인 인상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중형과 준대형에서 줄어든 마진 보전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3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2013년형(올해 8월 출시) 아반떼 최상위 트림 가격은 1,955만원이다. 아반떼가 첫 출시된 2010년 8월의 1,890만원과 비교하면 65만원이 오른 것. 르노삼성 SM3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2012년형 최상위 가격이 1,915만원인데 반해 최근 출시된 부분변경 제품은 1,978만원으로 올랐다. 기아차도 포르테가 K3로 바뀌면서 최상위 트림 가격이 1,822만원에서 1,995만원으로 인상됐다. 

 

 이와 관련 국산차 관계자는 "바뀐 부분이 별로 없는 것 같은 연식변경 제품이라도 실제로 보강된 편의품목이 적지 않아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며 "더군다나 완전변경 제품은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등과 향상된 상품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형이나 준대형급은 연식변경 등으로 상품성이 보강됐지만 가격 인상폭이 적고, 오히려 값이 떨어지는 현상도 발견된다. 실제 올해 2월 출시된 쏘나타 누우 엔진 최상위급 로열은 2,820만원이었지만, 지난 7월 등장한 쏘나타 브릴리언트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엄은 2,785만원으로 35만원 떨어졌다. 그랜저 역시 출시 당시에는 주력차종인 HG300의 최상위 등급이 3,901만원이었지만 현재 가격은 3,815만원으로 내려갔다.

 

 
 이 같은 완성차 업계의 차급별 가격 정책은 현재 시장 구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형의 경우 가격이 오르면 준대형과의 판매 간섭을 피할 수 없고, 준대형도 그에 맞춰 가격을 올리면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힘을 잃게 된다는 것. 때문에 시장 수성을 위해 중형과 준대형 가격 방어에 먼저 나선 뒤 여기서 줄어든 마진은 준중형 가격 인상으로 보전한다는 얘기다.

 

 국산 준중형차의 경우 마땅한 수입 경쟁 제품이 없다는 점도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산차만 팔리는 시장이어서 가격을 올려도 견제할 방도가 없는 것. 여기에 준중형 고급화 바람이 완성차회사의 이해와 맞물려 가격 인상의 명분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확대돼 직접 경쟁 대상인 국산 중·준대형의 가격은 올리기 쉽지 않다"며 "가격 경쟁력을 잃을 경우 수입차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중형 가격 인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이유는 수입차에서 마땅한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이라며 "편의장치 추가에 따른 상품성 보강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해명하지만 이면에는 중형과 준대형이 잃은 마진을 보전하기 위한 의도도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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