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cope] 현대·기아 車가 삼성·LG TV보다 못한 이유는

조선비즈 | 이재원 기자 | 입력 2013.09.13 01:01
 
지난 6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3'.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각각 발광다이오드(LED) 액정표시장치(LCD)로 만든 55·65인치 곡면 UHD TV와 77인치 울트라 HD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였습니다. 모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입니다. 당연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관은 행사에 참가한 전 세계 기자들로 북적였고, 미래 TV의 해답은 모두 우리 업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분위기도 이어졌죠.

↑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3'.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곡면 OLED TV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조선일보 DB

↑ 기아차의 콘셉트 카 '니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이 차는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언론 공개 행사 도중 무대 뒤에서 나오지도 못했다. /이재원 기자

↑ 싼타페 내부에 빗물이 새 녹이 슨 모습. /싼타페 동호회 홈페이지 캡처

↑ 중국 자동차 브랜드 홍치의 최고급 세단. /조선일보 DB

며칠 뒤인 10일(현지시각) 독일의 또 다른 도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13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BMW와 폴크스바겐, 포르쉐 등 글로벌 업체들은 모두 판매를 앞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를 선보이며 전기차 시대가 다가왔음을 알렸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무인 자동차(자율 주행 자동차)를 깜짝 선보이며 조금 먼 미래에는 운전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5위권의 자동차 회사라고 자랑하는 현대·기아차는 자동차의 미래를 논하는 데 전혀 끼지를 못했습니다. 현대차는 유럽 전략형 소형차인 i10 한 대를, 기아차는 미완성의 콘셉트카 '니로' 한 대를 내놨을 뿐입니다. 그나마 니로는 언론 공개 행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질 못하며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자가 "니로가 아직 부끄러워 하나 봅니다"라고 말하며 애써 무마하려 했지만, 지켜보던 한국 기자들이 더 부끄러웠음은 짐작하실 수 있겠죠.

세계 1위를 차지한 TV와 5위를 하면서도 존재감이 느껴지질 않는 자동차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 경쟁 상태의 차이가 큰 요인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전쟁을 하며 경쟁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내놓습니다. 이들은 서로를 비하하며 자존심 싸움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정글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동안 기술력은 점점 높아만 갔습니다. 국내에서 이기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셈이죠.

반면 자동차 분야는 이런 경쟁 환경이 조성돼 있질 않습니다. 국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의 존재감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업체가 존재하다 보니 '좋은 차를 개발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치열함은 별로 느껴지질 않습니다. 국내에서 통하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공식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는 부품을 계열사끼리 공유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뼈대와 엔진 등을 서로 공유합니다. 쏘나타와 K5의 경우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갖고 있지만, 뼈대와 심장이 같은 이란성 쌍둥이입니다. 투자 효율은 높지만, 기술 개발의 기회는 그 만큼 적은 셈이죠.

겉으로 보면 현대·기아차의 현재 모습은 매우 좋아 보입니다. 유럽 시장이 침체한 지난 수년 동안에도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성장을 했습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주춤했던 일본 업체들이 살아나면서 최근 점유율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여전히 늘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러시아 같은 신흥 시장에서는 고성장을 이루고 있고, 중국에서는 벌써 연간 150만대 가량을 만들어 팔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현대·기아차의 품질 문제는 오히려 이전보다 많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트렁크로 물이 새는 현상이 나타나 실망을 안기더니, 급기야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차를 무리하게 모터쇼에 내놓아 망신을 당했습니다. 양적 성장을 자제하고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게 요즘 현대·기아차의 방침인데, 실제로는 양적 성장은 이어지고, 질적으로는 거꾸로 가는 모양새입니다.

미래를 상상해보면 걱정이 더 듭니다. 여전히 현대·기아차 하면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차' 정도로 인식될 뿐 명차라는 평가는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현대·기아차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고 자축하며 안주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냉정히 보면 세계 5위권이라는 현대·기아차는 아직 제대로 된 고급차를 아직 만들지 못합니다. 이번 모터쇼에서 만난 고든 바그너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현대차가 모던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것에 대해 "현대차가 차를 잘 만들기는 하지만, 프리미엄은 하루 이틀에 받을 수 있는 명성이 아니다"라면서 "럭셔리를 원하는 회사는 많지만 럭셔리가 되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려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겠죠.

여기에 그 동안 현대차가 강점을 보였던 중·저가 차 시장에서도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차 업체들은 최근 미국에 공장을 세우거나 제품을 팔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중국산 차를 사지 않을 거라 예상하는 분들이 많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현대차가 비슷한 대접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렇게 무시할만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대상 품목에 자동차가 포함되기라도 하면 국내 시장 상당부분을 중국산 저가차가 잠식할 수도 있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대다수 서민들이 중국 차를 사기 시작하면 국내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조차 수입차들에 밀려 고급차 시장을 다 내주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중·저가 차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를 비난하는 사람들 조차도 현대·기아차가 잘 돼야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고 나라 경제도 좋아진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자동차 산업이 중요한데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현대·기아차가 5위에 안주한다면 6위, 7위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목표를 4위, 3위로 높여 잡고 그에 걸맞은 적극적인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잘 나가는 지금이 가장 위험한 때라는 점을 느낀다면 충분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거라고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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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깔려고 가져온 기사가 아닙니다.

 

기자가 현기차 위기라고 하니까..

 

국내에 경쟁업체가 없으니 발전이 없다고 하니까

 

현기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했으면 하는 마음

 

에서 올린글입니다 +_+

 

 

 

 

저는 기사중에

 

 

중국 차 업체들은 최근 미국에 공장을 세우거나 제품을 팔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중국산 차를 사지 않을 거라 예상하는 분들이 많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현대차가 비슷한 대접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렇게 무시할만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대상 품목에 자동차가 포함되기라도 하면 국내 시장 상당부분을 중국산 저가차가 잠식할 수도 있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대다수 서민들이 중국 차를 사기 시작하면 국내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조차 수입차들에 밀려 고급차 시장을 다 내주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중·저가 차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를 비난하는 사람들 조차도 현대·기아차가 잘 돼야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고 나라 경제도 좋아진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자동차 산업이 중요한데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현대·기아차가 5위에 안주한다면 6위, 7위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목표를 4위, 3위로 높여 잡고 그에 걸맞은 적극적인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잘 나가는 지금이 가장 위험한 때라는 점을 느낀다면 충분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거라고 기대해봅니다.


이부분에 공감이 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