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와 일본 완성차 업체가 중국에서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0년 중국에서 100만대 생산·판매 체제(현대차 2008년 60만대, 기아차 2010년 43만대)를 구축, 시장점유율을 20%대(2010년 승용차 판매 수요 500만대 예측)로 끌어올리기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맞서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6사는 앞으로 5년간 중국에 2200억엔(약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일 완성차 업계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오는 2008년 일본 완성차 메이커의 중국내 전체생산량은 240여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선점했던 폭스바겐의 아성은 무너지고 한국과 일본 업체의 총성없는 전쟁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2008년까지 중국내 생산을 70만대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2010년에는 시장점유율 10%, 승용차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예정된 투자액은 800억엔(약 7000억원) 규모다. 토요타는 내년 중 4억4700만 달러를 투자해 광쩌우자동차와 연 10만대 규모의 캠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2억6600만 달러를 7대3의 비율로 공동 투자해 연 30만개의 2.4리터 엔진을 생산, 20만개는 수출하고 10만개는 캠리에 장착할 방침이다. 토요타는 중국진출 후발주자로 기존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보다는 최초 구매자에게 차량을 판매한다는 전략. 렉서스 등 최고급 모델도 생산해 초기 5~6만대, 최대 연 20만대까지 늘려 BMW, 벤츠 등과 경쟁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포드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마쯔다자동차는 450억엔(약 4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2007년까지 난징공장에서 16만대 생산을 목표로 잡았다. 시안(장안)포드 등과 합작해 투자하는 규모도 15억 달러에 이른다. 2006년부터 마쯔다 소형 M3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며 내년 중 띠이기차와 공동개발한 고급승용차를 출시하고 미니밴도 생산할 계획이다. 혼다는 내년 중 중국내 53만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혼다는 푸조가 광쩌우푸조에서 철수하는 것을 계기로 합작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300억엔(약 2600억)을 추가 투자해 중국 내 생산량을 확대할 방침. 혼다는 현재 저가의 2륜차를 기반으로 고가의 4륜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닛산의 경우 2008년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둥펑자동차와 합작, 400억엔(약 3500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쓰비시 역시 리콜 등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지난해 장펑자동차와 합작해 12만대의 생산 실적을 올렸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1980~1990년대부터 체계적으로 중국진출에 나서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증가시켜왔다. 특히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던 폭스바겐(VW)의 시장점유율이 급속도로 낮아지고 주요 경쟁상대인 GM이 최근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일본 업체의 중국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제공 여기에 최근 일본기업들이 투자를 적극 확대하는 것은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약진을 거듭하는 데 대한 반격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업체들의 경쟁이 중국에서 본격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황은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중국은 고급차 비중이 크지 않고 일본 기업에 대한 대중 정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투자확대 방침은 크게 보면 최근 삼성전자에 대적하기 위해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