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왜 강한가/장박원 지음/채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우리나라를 비밀리에 찾은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미국의 자동차 평가 기관인 JD파워가 현대자동차의 EF쏘나타 초기품질이 도요타를 앞섰다는 발표를 한 직후였다. 이들은 국내의 유명 연구소들을 찾아다니며 자동차담당 연구원들을 만나 현대자동차의 경영현황·생산방식을 비롯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돌아가 방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작년 말에는 울산공장과 도요타 주요 공장을 상호 개방해 생산 시스템의 장점을 서로 배우자는 제안을 해 현대자동차 측을 놀라게 만들었다. 종신 고용과 간반시스템을 양 날개로 무섭게 질주하며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아성(牙城)을 위협하고 있는 콧대 높은 회사.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현대자동차는 결코 도요타의 경쟁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미국 앨라배마에 현지 공장을 짓고 차세대 승용차인 NF쏘나타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인도 등에서는 이미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을 누르고 가장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직 경제일간지 자동차 전문기자가 저술한 《현대자동차 왜 강한가》는 현대차 고속성장의 비결을 분석했다. 저자가 꼽는 현대자동차 경쟁력의 요체는 크게 세 가지다. 품질경영, 인재중시 기업문화와 더불어 과감한 기술투자 등이다. 특히 기술경영을 뒷받침하는 남양연구소를 비롯해 세계 최대의 생산 규모를 자랑하는 울산 공장, 첨단 설비를 자랑하는 아산 공장, 세계 최대의 상용차 생산 공장인 전주 공장 등에서 현대자동차 약진의 비결을 찾고 있어 설득력을 더한다. 그동안 발표된 현대차 관련 서적들과 달리, 현장 중심의 접근이 돋보이는 이 책은 현대자동차의 성공 비결과 더불어 해결 과제도 제시하는 등 나름의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 저자는 부품 내구성에서 세계 유수의 메이커들과 여전히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점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