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개막한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1ℓ로 111.1㎞ 주행이 가능한 양산형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XL1(위 사진)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연비 경쟁의 새 지평을 열었다.

과연 어떻게 1ℓ로 1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일까. 우선 이 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량화다.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전체 무게가 795㎏에 불과하다. 경차인 기아자동차의 모닝보다 가볍다. 무거울수록 많은 힘이 필요한데 차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연비를 높인 것이다.

엔진은 48마력 2기통 TDI 엔진이다. 엔진룸은 뒤쪽에 두고, 앞부분에 고압 배터리를 장착했다. 연료통도 통상 40ℓ 이상의 연료통이 장착되지만 XL1은 10ℓ짜리 연료 탱크가 장착됐다. 브레이크도 세라믹을 채택, 가볍게 했다.

폭스바겐은 경량 7단 듀얼 클러치 기어박스와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성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배기가스 없이 100% 전기모드로 50㎞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전된 전기를 모두 소진하면 이후에는 2기통 엔진을 이용한다. 최대 속도는 시속 160㎞,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h 도달 시간)은 12.7초다. 탄소 배출량도 21g/㎞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XL1은 또 높은 연비를 내기 위해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에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 공기저항계수(Cd)가 0.189에 불과하다. 통상 승용차의 Cd가 0.35∼0.4, 스포츠카의 경우 0.3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공기 저항을 크게 줄인 것이다.

실제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XL1은 뒷바퀴 윗부분을 차체가 덮고 있다. 뒷바퀴 쪽으로 유입되는 공기로 인한 저항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공기 역학을 활용한 디자인을 한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E220 CDI에 적용된 블루 이피션시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 차의 공기저항계수는 0.2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