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이 길고 사진이 많아서, PC로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설 연휴에 월차를 좀 더 붙여서, 친한 친구들과 함께 아이슬란드를 다녀왔습니다.

물가는 살인적이라고 할 만큼 비싼 곳이지만, 가서 본 풍경과 독특한 경험들이 그걸 상쇄하고도 남는 느낌이네요.

보배드림은 자동차 사이트니까, 아이슬란드의 도로환경에 대해 경험담을 좀 써볼까 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재미 없으니 잘 나온 경치사진 몇장 먼저 보고 가실게요.. ^^

 
 
 
 

얼음과 화산의 나라 라는 별칭이 있는 만큼... 또 2월은 아이슬란드의 겨울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달인만큼 곳곳이 눈과 얼음입니다.

세번째 사진은 게이시르 라는 곳인데, 화산활동의 일환으로 펄펄 끓는 온천수가 용솟음치는 곳이구요.

이번 여행은 비록 잘 포장된 1번 국도를 따라 아이슬란드 섬 한바퀴를 도는 여행이었으나,

겨울철 눈길/빙판길과 관광지 곳곳에 포진한 비포장 도로 등에 대비하여 4륜구동 차량을 렌트했습니다.
 
르노 카자르 (Renault KADJAR) 입니다.

원래 스포티지 또는 동급으로 예약했었는데, 요 차가 당첨되었네요.

스포티지보다는 약간 크고, QM6 보단 살짝 작은 차량입니다.
 
렌트한지 3일째 되는 날 차 꼴입니다 ㅋㅋㅋ..

남자 셋이 온 여행인데도 짐이 저정도입니다.

일단 여행기간이 길고, 물가가 너무 비싸서 출발할때 식료품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짐이 많습니다.

아이슬란드 외식 물가는 정말 비싸거든요... 셋이서 그냥 식당 들어가서 메뉴 3개만 시켜먹어도 10만원은 우습습니다.
술은 커녕 음료수도 안시켰는데...ㅋㅋ

그래서 사먹는건 몇번 안되고 (그래도 놀러왔으니 현지음식은 먹어봐야쥬) 대부분 숙소가 주방이 딸려있기때문에

햇반에 즉석국이나 즉석찌개, 라면, 참치 등등 쟁여가서 주로 밥을 해먹습니다.

암튼 요 급은 3명이 한계인 듯 합니다. 4인 여행을 오면 훨씬 더 큰차를 빌려야 할듯...
 
저나 친구는 전부 한국에서 수동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여기 와서도 수동으로 빌렸습니다.

덕분에 렌터카 가격을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7일 빌리는데 보험 포함 8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잠시 렌터카 보험 얘기를 하자면....

아이슬란드는 다른 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렌터카 보험제도가 있습니다.

일단 '슈퍼자차'를 들어도 자기부담금이 발생하구요 (업체마다 다르지만, 저희가 빌린곳은 최대 90만원 선)

워낙 바람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자갈, 화산재등이 날려서 차량에 손상을 입히는데 그런건 슈퍼자차로도 보상이 안되고
'모래화산재 보험'을 별도로 가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포장길이 많은데, 상대 차에서 튄 돌이 유리창을 깨거나 차를 찌그러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자차로는 안되고
'자갈길 보험'을 별도로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걸 다 들어도 보상이 안되는 항목으로는,

1. 길이 아닌곳을 가다가 사고가 난 경우
2. 강한 바람이 불때 차 문을 생각없이 열었다가 문짝이 확! 재껴진 경우 ← 엄청 흔하게 일어납니다. 문 열때 조심!!
3. 차로 물을 건너는 행위 (도강)

등이 있는데, 특히 2번항목을 주위해야 합니다. 걸어가기도 힘들만큼 바람이 센 곳이 많습니다..

이런 보험들을 전부 넣으면 보험료가 어마어마합니다 ㅋㅋ 그치만 돈 조금 아끼려다 왕창 깨질 수 있으니 저희는 다 가입 했네요...

 
암튼 이런 큰 돈 주고 빌린 차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내는 겉보기보다 넓고, 7만키로 뛴 디젤인데도 정말 조용하고 진동도 없는 편이었습니다.
옵션도 꽤 괜찮았습니다. 스마트키, 직물 열선시트,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경고, 오토하이빔, EPB 등이 달려있었네요.

다만 차선이탈경보는 끄고 다녔는데 그 이유는..
 


어딜 가든 도로가 이런 수준이라... 차선이 안보입니다 ^^

중앙선이 보인다 하더라도 길가에 쌓인 눈을 피해 중앙선을 반쯤 넘어서 달리게 되구요.
 

짙은 안개는 물론이고
 

눈보라로 인해 차창 밖 풍경이 전부 새하얗게 보이는... 화이트 아웃도 운전하면서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로 보니까 저기 길 옆에 말뚝도 보이고 앞도 좀 더 보이는거지, 육안으로는 저 말뚝 보기도 힘듭니다 ㅋㅋ
 
이러한 도로 사정때문에, 겨울철 아이슬란드에서는 스터드 타이어가 의무입니다.

저희가 빌린 차도 예외 없이 달려있었구요.

그것 스터드도 좀 추가된다고 많이 달라질까 싶은데, 이거 효과가 엄청나더라구요....

위 사진들에 나온 길바닥 상태에서 차들이 전부 7~80km/h, 좀 빠르다 싶으면 90~100km/h로 달립니다.

관광객 렌터카는 잔뜩 쫄아서 설설 기어가는데, 현지인들은 아주 여유롭게 저희를 추월해서 쓩 사라지더라구요...

물론 저희도 처음 몇일은 쫄아서 설설 기어가다가 익숙해지니 어느세 8~90키로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참고로 아이슬란드의 과속 벌금은 어마무시합니다... 도로별로 제한속도가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한적한 구간은 90키로 제한이구요.

물론 이렇게 눈더미가 도로를 덮쳐서 허리높이만큼 쌓인 곳은.... 4륜에 스터드타이어 할아버지가 와도 안됩니다 ㅋㅋㅋ

게다가 바로 옆은 절벽...... 한숨만 쉬다가 돌아갔네요 ㅋㅋ 바로 앞에 보이는 길로 가면 되는걸 1시간 걸려서 돌아간..ㅠㅠ


이런저런 일 겪으면서 운전 좀 적응되면 할만 합니다 ^^. 주변 풍경도 멋지고.. 차도 없고...
 

극지방이어서 해가 짧고, 또 낮게 뜹니다. 위 사진이 거의 10시 다되서 찍은 일출(!) 입니다.

해가 낮게 떠있어서 운전할때 선글라스는 필수입니다. 선글라스를 써도 도로가 안보일정도로 햇볓이 강렬해요..ㅠㅠ
 
요건 빙하 트래킹 가이드 투어할때 탔던 4륜구동 밴입니다. 무려 벤츠...ㅋㅋ

저속기어 넣고 눈쌓인 언덕을 거침없이 오르더군요...
 
저거 타고 빙하 근처까지 가서, 이렇게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서 빙하 위를 트래킹하는 프로그램인데.. 아주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차 얘기로 돌아오면, 아이슬란드엔 한국차가 꽤 많습니다.

현대 기아차는 아주 흔한데,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suv도 엄청 많고
유럽전략 차종 (i10, i20, 씨드 등)도 엄청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쌍용차가 자주 보입니다.
티볼리, 코란도c, 코란도스포츠, 렉스턴, 렉스턴w, 심지어 오리지널 무쏘(!)까지 다 봤네요.
 
상태 아주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액센트도 봤고
 
그림의 떡 K5 웨건.... 너무 이쁘더군요
 
무려 대우마크를 달고 있는 칼로스!
 
i20, 아반떼xd 5도어, 그리고 저 멀리 렉스턴w도 보입니다 ㅋㅋ

다른 여행객들은 눈길에 차가 미끄러져서 눈더미에 쳐박히거나, 상대방 차가 튀긴 돌이나 얼음조각에 유리가 깨지는 등
갖은 고생을 하던데, 다행히 저희는 별 일 없이 차 반납하고 왔습니다.

 

위가 빌릴때 찍은 계기판, 아래가 반납할때 찍은 계기판이고, 총 2800km를 주행했네요 ㅎㄷㄷ


어제 귀국해서 글 쓰고 있는 지금도 아이슬란드 풍경이 눈앞에 아른아른 하네요.

겨울이라 눈땜시 길이 막혀서 & 눈폭풍 경보로 못 가본 관광지도 몇개 있는데, 언젠가 여름에 반드시 가볼겁니다.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마무리로 풍경 사진 몇개 더 올리고 글 마치겠습니다.

 
 

 

참, 이걸 빠뜨리면 안되는데......

직접 보고 찍은 오로라입니다! 벌벌 떨면서 찍다보니 흔들리고 초점도 다 날라갔지만, 너무 멋진 경험이었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