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처한 제너럴모터스(GM)가 결국 라이벌인 도요타자동차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판매 실적도 도요타에 크게 뒤져 올해 세계 1위 자리도 내어 줄 판이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GM은 최대 현안인 자금확보를 위해 도요타에 일부 자산을 넘기는 방안 등 즉시 자금조달이 가능한 안을 놓고 타진하고 있다.

다만 도요타 내부에서는 무너져가는 GM에 굳이 지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한 신중론이 제기돼고 있어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만간 도요타를 방문 예정이던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책임자(CEO)의 방일은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GM과 크라이슬러가 29일(현지시간) 합병을 위한 주요 쟁점들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큰 진전을 보이면서 상황은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양사가 주요 쟁점들에 합의, 크라이슬러의 협상권을 쥐고 있는 서버러스는 이미 채권자들과 90억 달러 규모의 부채 문제를 협의하고 있어 양사의 합병은 미 정부의 100억달러 자금 지원 여부에 달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양사가 합병할 경우 도요타가 양사의 새로운 회사에 자본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도요타와 GM은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합작사를 설립, 소형차를 공동으로 생산해 온 이후 첨단기술 연구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자본 참여는 무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양사가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가면 도요타의 효자 차종인 소형 하이브리드차에 대해 OEM(주문자생산방식)이나 기술 공여 등 업무제휴 확대도 협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GM은 3분기(7~9월)에 글로벌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한 211만4760대라고 발표했다.

GM은 상반기(1~6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지만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 둔화 여파로 큰 폭으로 침체됐다며 "경기둔화 여파가 미국에서 서유럽으로도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속적인 부진을 보이고 있는 북미에선 3분기에 18.9% 감소했고 상반기까지 증가세를 유지해오던 유럽에서도 12.3%나 줄어들었다.

이로써 GM의 1~9월까지의 글로벌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665만5751대로 705만1000대를 판매한 도요타에 크게 뒤졌다.

이에 올해 연간 판매에서도 도요타는 GM을 누르고 사상 처음 세계 1위 등극을 바라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