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자동차업체 중 두곳인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들을 타개하지 못한다면 각각 내년 여름과 내년 말께 현금 고갈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는 이들 자동차회사의 매출액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를 차지하는 등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이들 회사가 파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지 못한다면 그 여파가 미국 전체에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GM은 현재 200억달러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달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10억달러가량 더 많은 상황이고, 크라이슬러에서도 매달 3억∼4억달러의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매출이 전반적인 부진한 상황에서 전세계로 확산된 금융위기가 소비 시장을 위축시킨 결과다.

GM과 크라이슬러 모두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GM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채권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우량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GM의 시도가 제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우려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반대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결국 미국 정부가 이들 두 회사 문제에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금융업계나 자동차업계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GM과 크라이슬러간의 합병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들 두 회사의 장래에 "파산이냐, 정부 지원이냐, 아니면 (합병 같은) '빅딜'을 통해 비용을 줄이느냐 하는 3가지 길이 있다"며 '빅딜'이 성사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두 회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양사간 합병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이들 두 회사의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법으로는 고효율 자동차 제작 지원을 위한 250억달러의 정부 자금 중 일부를 합병 과정에 지원하는 것과 부실자산 구제계획(TARP)을 통해 자동차회사의 금융 자회사가 보유한 부실 대출채권을 사들이는 방법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은행에 했던 것과 같이 우선주 중심으로 자동차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